'TV보다 보양식'…유통가, '올림픽' 제친 '폭염' 특수

입력 2021-08-0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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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냉방가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제공=전자랜드)
올림픽의 열기도 폭염을 이기진 못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가장 특수를 누리는 가전은 TV다. 실감나게 경기를 즐기기 위한 소비자들이 대형 TV 구매에 적극 나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 도쿄 올림픽’은 유례 없는 코로나 올림픽으로 올림픽 특수마저 사라졌다. 일부 유통채널에서는 전년대비 TV 판매량이 역식장하기도 했다. 반면 연일 30도 중반을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 가전과 보양식의 판매는 늘었다. 폭염 특수가 올림픽 특수를 넘어선 셈이다.

3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7월 한달간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234%나 급증했지만 TV는 5%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선풍기의 판매량도 190% 성장하면서 무더위로 인한 냉방 가전 특수가 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올림픽으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예년만 못한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경기를 시청하는 인구가 늘어난 것도 TV 판매량 역신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경기를 짧은 클립 형태로 시청하는 이들이 늘면서 지난 올림픽과는 달리 TV 판매량 변화가 거의 없다”며, “오히려 폭염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증가해 냉방 가전이 올림픽 특수 만큼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에서도 TV보단 냉방가전과 보양식 식재료의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띈다.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에어컨 판매량은 전월대비 133%, 냉풍매트는 288% 늘었지만 같은 기간 TV 판매량은 올림픽 개막을 앞둔 것이 무색한 수준인 30% 성장에 그쳤다. 올림픽과 겹쳐 찾아온 복날로 보양식의 판매량도 TV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복은 최근 한달간 전월대비 105% 매출이 신장했고 생닭과 삼계탕은 각각 62%, 69% 판매량이 늘었다.

2018년 여름 이후 가장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CJ온스타일도 7월 냉방가전의 방송 편성을 6월보다 57% 늘린 결과 매출이 40% 늘었다. 에어컨의 경우 홈쇼핑이 역시즌 판매에 적극 나서며 판매량 증가율은 30%에 그쳤으나 에어서큘레이터와 선풍기 판매량은 각각 67%, 118% 늘었다.

국물로 기력을 충전할 수 있는 삼계탕, 곰탕 등 보양식 방송도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5일에 진행된 사대부집 ‘곳간 녹두 삼계탕’ 방송에서는 1시간 동안 2억 5000 만원의 주문 금액을 달성했다. 또 육가공 HMR 상품도 지속 인기다. 지난달 27일 판매된 고메프리미엄의 ‘프렌치랙 양갈비’, 28일 방송된 역전회관의 ‘와규한판 바싹 불고기’ 등도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은 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일주일 간 ‘LG 울트라 HD TV AI ThinQ’ 제품의 방송을 편성했다. 1주일 방송 판매액은 19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하루 평균 2억 7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삼계탕 방송보다 불과 2000여만 원 많은 수준에 머물렀다. 삼계탕이 판매량 면에서는 TV를 압도한 셈이다.

NS홈쇼핑도 7월 한달간 에어컨, 서큘레이터, 선풍기 등 냉방가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801%나 늘었다. 전년대비 방송 편성을 316% 늘린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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