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허리에 철심 박고”…도마 신재환, 금메달 더 빛나는 이유

입력 2021-08-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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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국가대표 신재환이 지난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시상대에 올라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도마 황제’의 탄생이다. 신재환(23·제천시청)이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한국 체조에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그는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극복하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해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아블랴진보다 난도 점수가 훨씬 높은 6.0점짜리 기술을 펼친 덕분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29·수원시청)이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이래 9년 만에 두 번째 금메달이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취재진들을 만난 신재환은 허리 부상 얘기가 나오자 “그 얘긴 하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12살 때 체조를 시작한 신재환은 부상으로 체조를 그만둬야 할 상황에 부닥쳤다. 체조를 그만두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신재환은 포기하지 않았다. 충북체고 재학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고, 철심을 박고 재활로 부상을 이겨냈다.

신재환은 “부상으로 체조를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그 순간을 극복하려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신재환의 한국체대 은사인 대한체조협회 한충식 부회장은 “운동선수라면, 체조 선수라면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인생을 함께 살아간다”며 “신재환이 장한 점은 큰 부상을 이겨내고 그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올림픽 결선이라는 무대에서 필요한 건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모든 걸 이겨내고 자신을 넘어선 신재환의 정신력이야말로 가장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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