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행정소송’…인권위원 지명자가 인권위 변호 맡아

입력 2021-07-3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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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1월 2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인권위는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보고를 의결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한다. (뉴시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이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지명된 김수정(52ㆍ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가 인권위 측 소송대리인을 맡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지난달 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종환 부장판사)에 인권위 측 대리인으로 소송 위임장을 제출했다. 그는 한 달여 뒤인 이달 14일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지명됐다.

앞서 4월 말께 박 전 시장 유족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적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인권위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인권위 비상임위원은 다른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ㆍ정부투자기관 운영위원회 중 인권위 업무와 이해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위원회 위원과 인권위의 독립성을 저해하거나 인권위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할 수 있는 직이나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측은 김 변호사가 인권위 소송대리인을 맡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인권위원으로 지명했다고 언급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소송 대리업무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도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인권위 관계자 역시 "아직 지명만 됐고 임명은 되지 않았다"며 "겸직 금지 규칙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8월 26일 임기가 끝나는 임성택 인권위원의 후임으로 임명되고, 9월 7일 행정소송의 첫 재판이 열리면 인권위원이 인권위 변론에 나서게 된다. 인권위 안팎에서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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