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벽화' 두고 갈등…"검증의 과정"vs"네거티브·여성혐오"

입력 2021-07-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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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 벽화 두고 정치권 격랑…야권 강하게 비판
최재형 "저질 비방이자 정치 폭력, 인격살인"
진중권 "무섭고 섬뜩바탕에 깔린 '여성혐오'"

▲28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일명 '쥴리' 벽화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벽화를 "표현의 자유와 검증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질 낮은 네거티브, 정치 폭력"이라는 주장이 맞붙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여성 혐오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옆면에 그려진 문제의 벽화는 해당 서점 주인의 의뢰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벽화에는 김건희 씨를 연상하게 하는 여성 그림과 함께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는데, 이는 정치권과 일부 유튜버들이 과거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202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는 내용과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 명예훼손"이라며 "이런 저질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치인이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쥴리 벽화를 거는 사람이나 이에 열광하며 성지순례 운운하는 자들이나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와 품격마저 갖추지 못한 수준 이하의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이라며 "사유지의 권리를 넘어 정치적 횡포이자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의 경쟁자 최재형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재형 전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질 비방이자 정치 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살인"이라며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인신공격을 일삼는 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의 품격을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여권 전반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검증의 과정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27일 "물론 공직 후보자 부인이라 해도 ‘사적 관계’가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그가 다른 사람들과 맺은 관계에 ‘공사(公私)’가 뒤섞여 있어서 공적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공적 관계’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뉴시스)

아울러 전 씨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성 혐오 비판에 대해 조국 사태를 거론했다. 그는 "아버지가 공직자도 아니던 시절 딸의 행적을 샅샅이 털어 대중 앞에 전시했을 때, 그 딸의 사생활을 추적하는 건 스토킹이 아니라는 칼럼이 거대 신문에 실렸을 때, ‘여성혐오를 멈춰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29일 YTN라디오에서 관련 의혹에 대한 질문에 "개인 프라이버시라서 제가 뭐라고 말씀 드릴 순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공인이 되고 국가를 경영할 대통령 후보기 때문에 주위 가까운 친인척,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해서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제의 벽화가 '여성 혐오'적이라 꼬집었다. 진중권 전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에 "다들 미쳤어. 저질들"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그렇지"라며 "저 짓을 하는 이들, 그 짓에 환호하는 이들의 인성에 기입된 정치적 폭력성이 나를 두렵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자체도 무섭고 섬뜩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그 바탕에 깔린 여성혐오가 혐오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유튜브 매체 열린공감tv와 경기신문 합동 취재진은 지난 26일 김건희 씨가 당시 유부남이었던 양 전 검사와 동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석열 전 총장 측은 28일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이들 매체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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