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기본은 똑 같다...이제는 창조경영 시대“
그 가운데 '더페이스샵(THEFACESHOP)'이 브랜드숍 화장품 업계 1위를 고수하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7년 창립 4년 만에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13% 신장한 2360억원을 올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자업계 CEO에서 화장품회사 경영인으로 화려한 변신
이러한 더페이샵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송기룡 대표. 송 대표는 2006년 12월 더페이스샵 전문경영인(CEO)으로 취임하면서 국내 브랜드숍 화장품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해외진출도 가속화하며 더페이스샵을 글로벌화 하는 데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송 대표는 "화장품 업종이 아닌, 다른 산업분야에서 종사했던 것이 화장품 업체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삼성전자 미주법인장과 삼성코닝 마이크로옵틱스 대표이사, 반도체 부품 업체인 엠케이전자 사장 등을 지내는 등 전자ㆍ반도체 분야에 몸담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화장품 업체의 수장으로 변신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두 업종이 서로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데 화장품 업체를 탄탄하게 경영하는 비결이 뭔지 알고 싶어한다.
송 대표는 "제품이 다르고 판매채널이 다를 뿐, 경영의 기본은 똑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다른 업종에서 일하다 옮겨오면서 그 쪽의 장점도 가져와 적용하게 되면,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송 대표는 "미국의 경우, 개인이 줄곧 한 산업분야에만 종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유연성 있게 다른 인더스트리로 얼마든지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인력도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에 개인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조언했다.
송 대표는 국내 사업은 물론, 더페이스샵의 '글로벌화'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 우선 회사 내부 시스템들을 개선했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이 돼야겠다고 마음먹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기 시작했다.
송 대표는 "한국 화장품 산업은 50년이라는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전 세계 시장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송대표는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 비즈니스 전략을 치밀하게 세웠다. 국가마다 선호하는 유통채널도, 제품군도 다르기 때문에 '코드'를 잘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글로벌화 전략으로 "유통과 머천다이징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미국은 소비자 65%가 주로 마트와 약국 같은 매스채널에 몰리는가 하면, 중국은 백화점 구매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머천다이징. 나라마다 선호하는 상품군이 다른 만큼, 어떤 제품으로 구성해 시장에 진입하고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할 지 결정하는 것이다.
송 대표는 "한국과 해외 진출국가 등 총 18개국이 서로 다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수백개의 브랜드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도 불황으로 소비둔화가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더페이스샵의 경영전략은 무엇일까. 경기가 어려워도 꾸미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불황일때 진짜 실력이 나타난다...올해는 '서번트' 영업
송 대표는 "항상 대비해야 된다"며 "불황일 때 진짜 실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들 소비를 줄이고 돈을 아껴 쓸 때,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어 기회가 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페이스샵은 2009년은 '고객을 위한 창조 마케팅과 서번트 영업(All for our Customers, Creation Marketing & Servant Business)'을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송 대표는 "이제는 창조경영시대"라며 "과거의 마케팅은 안 통한다"고 말했다.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동시에 고객을 위한 봉사와 섬김의 영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송 대표는 '창조적인 인재'를 좋아한다.
송 대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추구하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재가 되기 위해서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장경험은 풍부하지만 학문적인 내공이 부족한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꾸준히 자신을 계발하는 데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조언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수확'폭발'의 법칙도 가능
송 대표는 학창시절 영어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군에 복부할 때는 '펭귄문고집'도 늘 가까이하며 원서 읽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토록 열심히 영어공부를 한 그이지만, 외국인으로서 남의 나라 말을 완전히 터득하는 건 어려운 일.
미국에 거주할 당시, 현지인들의 말을 알아듣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예를 들어, 'year'와 'ear'를 들었을 때 우리로서는 아무리 들어봐도 똑같은 소리로 들릴 뿐이다. 그는 "ear 보다 목 깊은 곳에서 소리내는 year는 서로 미묘한 발음차이가 있지만, 외국인인 우리는 구별하기가 어려울 따름"이라고 말하며 영어공부에 대한 노력 뿐 아니라 이에 대한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항상 자기계발을 강조하는 인생관 탓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CEO로서 취미는 과연 있을까. 송 대표는 시간이 날 때 산을 찾는다. 한국산악협회 회원으로 소속돼 있는 그는 자주는 아닐지언정 등산을 즐긴다. 뿐만 아니라, 바둑도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송 대표는 "중학교 2학년 즈음, 프로바둑을 해 볼까하는 생각도 했다"며 "바둑은 오묘한 진리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찬사를 아까지 않았다. 인간이 만들어 낸 것 중 가장 훌륭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 년에 두어 번 정도 옛 친구들을 만나면 바둑을 두는데 그럴 때 마다 바둑의 오묘한 진리를 체감하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자 송 대표는 이렇게 대답했다. 송 대표는 "내 아이디어를 타인에게 노출시킨다고 헤서 내 것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큰 것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 간에, 혹은 서로 다른 업종 간에 아이디어를 서로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자기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타인과 서로 교환하면 무한대의 폭발력을 지니게 된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송 대표는 '수확 폭발의 법칙'이란 표현을 직접 만들었다. 송 대표는 "만약, 100평의 땅이 있다면 농부 한 명이 농사를 짓다가 두 명, 세 명, 열 명으로 늘어날 때마다 농부 한 명당 생산 증가폭이 줄어든다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는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서로 나누고 교환할수록 폭발적으로 증대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산업이든 R&D부문에 있어서 활발한 국제 교류도 필요한 것입니다"고 말했다.
■ 송기룡 대표 프로필
▲1943년 부산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 졸업
▲미국 페어리디킨스대학교 경영대학원(MBA) 수료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지식기반기술 에너지대학원 졸업
▲삼성전자 미주 법인장
▲삼성코닝 마이크로옵틱스 대표이사
▲엠케이전자 대표이사 사장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겸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