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5조원' 건기식 시장 앞다퉈 뛰어드는 까닭은?

입력 2021-07-21 16:20수정 2021-07-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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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고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매력적
업종 특성상 소비자신뢰도 높고 기존 생산시설 활용시 수익성 경쟁력

▲휴온스의 ‘엘루비 메노락트 프로바이오틱스’(왼쪽부터), GC녹십자웰빙 ‘프로비던스 포스트바이오틱스 알파’ (사진제공=각사)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거나 사업을 확대하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병원을 찾는 사람의 수가 줄고 전문의약품 성장이 둔화하자 안정적인 수입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21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휴온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6월 전립선 건기식에 대한 기능성을 인정받고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여성 갱년기 유산균 ‘엘루비 메노락트 프로바이오틱스’는 휴온스의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상반기에 ‘에너씨슬’, ‘세노메가’, ‘락피더스’, ‘아이즈업’ 등 간, 혈행, 장, 눈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에너씨슬'은 대웅제약에서 선보이는 간 건강 카테고리로 순도 높은 원료와 품질관리로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올 4월 건기식 GMP(우수식품·의약품의 제조·관리의 기준) 인증을 획득해 자체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영양주사제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을 확장한 GC녹십자웰빙은 최근 커머스 기업과 MOU를 맺고 신규사업 확장에 나섰다. 또 GC녹십자웰빙의 ‘프로비던스 포스트바이오틱스 알파’는 지난해 5월 출시돼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프리미엄 프로바이오틱스 ‘와이즈바이옴’부터 ‘백수오 로얄’, ‘알티지 오메가3’ 등 다양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기존 업체들도 유통채널 확대 및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9년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수는 508개, 품목 수는 2만6342개에 달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건기식 시장에 제약사들이 이제서야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호흡기계 및 항생제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업체별로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해야 하는 니즈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휴온스 관계자는 “코로나로 병원을 덜 찾다 보니 전문의약품으로 인한 수익이 줄었다. 줄어든 부분을 건기식으로 보완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건기식을 선택한 데에는 ‘성장 가능성’도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 면역력 증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0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4조9805억 원이었고, 올해는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약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제약사로서는 건기식 시장이 매력적인 ‘캐시카우’일 수밖에 없다.

의약품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형마트, 백화점뿐 아니라 오픈마켓 등 온라인 판매도 가능해 유통채널 확장이 수월하다. 또 생화학적 반응 과정 활용 등 광고·마케팅 측면에서도 의약품보다 훨씬 자유롭다. 특히 제조 원료에 안전성이 확보된 일부 의약품 성분을 제품에 활용할 수 있고, 기존 생산시설이나 노하우를 활용하면 생산비용도 줄일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나희(29ㆍ가명) 씨는 “같은 종류의 제품이라면 제약사 제품을 살 것 같다. 화장품도 제약회사 제품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제약사가 만들면 검증된 원료와 노하우를 쓸 것이라는 인식 덕분에 제품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실제로 KGMP(한국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받은 시설에서 제조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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