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경제학] 가혹함과 반가움 사이…업종별 희비 갈린다

입력 2021-07-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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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시설 좋은 도심 백화점ㆍ대형마트, 폭염에 통상 매출 늘지만
4단계 거리두기에 올해는 백화점도 매출 감소 직격탄
냉방 취약한 지방 전통시장은 집객 어렵고
코로나에 폭염까지 겹쳐 자영업자는 울상
외출 꺼리는 사람 늘며 조용히 웃는 이커머스
가전양판점은 에어컨, 빙과업계 빙과 수요 늘어 '화색'

이번주부터 전국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올해 폭염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18년에 버금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폭염이 오면 시장에서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한쪽에선 폭염에 따른 외출 자제로 벌써부터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에어컨을 파는 가전양판점이나 비대면 소비가 이뤄지는 이커머스 업계는 속으로 콧노래를 부른다.

냉방 시설을 갖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일반적으로 폭염의 수혜를 누리는 업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올해 상황은 조금 다르다. 폭염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이슈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특히 백화점은 폭염에다 코로나19로 인한 4단계 거리두기까지 더해져 손님 발걸음이 뚝 끊기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이틀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000명대를 기록한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현대백화점은 오는 12일까지 휴점할 예정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현대백화점은 13~18일 매출이 직전주 대비 16.4% 줄었다고 20일 밝혔다. 여성패션(-17.8%)과 남성패션(-16.9%), 리빙(-16.0%)과 아동(-18.4%) 부문에서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폭염에는 보통 백캉스(백화점에서 시원하게 쇼핑하는 휴가)'를 즐기려는 고객이 백화점을 찾지만 올해는 거리두기 4단계 집합금지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는 백화점과 비교하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폭염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족이 늘며 식재료 구입을 위해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12~17일까지 과일(3.7%), 채소(3.9%), 축산(3.5%), 수산(6.8%), 쌀(3.6%), 밀키트(4.6%), 국산맥주(13.2%) 라면(4.6%) 생수 15.6% 매출이 지난달 21~26일과 비교해 일제히 늘었다.

식음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폭염보단 코로나 확산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부산에서 소고깃집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더위에 고기 굽는 것을 꺼릴 것 같지만, '몸보신' 차원에서 가게를 찾는 사람도 많아 예년엔 폭염에도 생각만큼 손님이 없진 않았다"면서도 "최근 전염병 재확산으로 침체된 소비 분위기가 더 문제"라고 전했다.

반면 폭염을 반기는 곳도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 여름 가전을 판매하는 가전양판점들이 대표적이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7일부터 13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이는 습한 날씨가 이어지던 직전 주(6월 30일~7월 6일)와 비교해도 44%가량 증가한 수치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1~13일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에어컨 구입 계획이 있다면 서두르라"고 조언한다.

빙그레와 롯데푸드 등 빙과업계도 전통적인 아이스크림 성수기에 폭염이 더해지며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일부터 20일까지 빙그레의 빙과 매출은 전년 대비 20% 늘었다. 롯데푸드 빙과 매출 역시 같은 기간 전년보다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푸드는 "생산캐파가 100% 돌아가고 있고 영업팀에서도 밀려드는 주문에 정신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폭염으로 인한 외출 자제는 이커머스 업계에도 호재다. G마켓에서 12~18일 홈웨어/이지웨어ㆍ냉방기기ㆍ집콕 취미ㆍ몸보신 카테고리 매출은 직전 주 대비 크게 늘었다. 특히 냉방기기 중에선 벽걸이에어컨 매출이 246%, 몸보신 카테고리에선 수입돼지고기 매출이 507% 늘었다. 이외에 남성트레이닝복(123%), 창문형에어컨(137%), 열무김치(138%) 매출도 신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선 올해 폭염이 심해질 경우 추석 과일과 채소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과일과 채소 같은 경우 너무 덥거나 비가 많이 오는 등 기후가 작황에 영향을 끼치면 차례로 가격이 오른다"면서 "폭염에 가격이 즉각적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한 두 달 뒤 가을ㆍ추석 시즌에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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