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배송 끝판왕' 전쟁…‘퀵커머스’ 속도전 돌입

입력 2021-07-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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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식품관 '투홈' 배송 서비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격으로 경쟁을 벌이던 시대는 끝났다. 살아남기 위해 빠른배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익일배송에 이어 당일배송이 시장에 안착했지만 ‘끝판왕’은 1~2시간 내로 배달해 주는‘퀵커머스’다. 각 업체들은 주문·배달 플랫폼 업체 인수에 나서는가 하면 자체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배송 속도전에 참전하고 있다.

◇ “신선식품 30분 내 배달” 현대백화점, ‘퀵커머스’ 도입

현대백화점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 후 30분 내로 배송해주는 ‘퀵커머스’를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해 백화점 내 F&B 매장의 음식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 ‘바로투홈’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통해 신선식품 배송이 나서는 것이다.

‘이동형 MFC’는 도심형 물류 창고로 불리는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전기트럭에 탑재한 시스템으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 상품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데다 직접 배송도 가능하다. 우선 4대의 ‘이동형 MFC’가 압구정본점 주변을 각각 순회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지에서 가까이 위치한 ‘이동형 MFC’가 배송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0월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향후 다른 점포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은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와 함께 향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배송되는 적시배송도 운영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고객이 배송받기로 정한 시간 전후 10분 내로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S리테일, 우딜·부릉 지분 인수 이어 ‘요기요’도 눈독…퀵커머스 중점 사업 낙점

7월 GS홈쇼핑과 통합한 GS리테일은 사모펀드 퍼미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요기요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2조 원을 부르던 매각가가 1조 원 내로 낮아지면서 큰 이변이 없다면 요기요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GS리테일 입장에서는 요기요를 인수하면 편의점 거점의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합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역량을 중점 사업으로 정했다. 1만5000여 소매점 인프라를 통해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중요도가 높아지는 퀵커머스 플랫폼과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세분화 된 주문~최종 배송까지의 과정)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하고, GS25와 GS수퍼마켓의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 앱인 ‘우딜-주문하기’(이하 우딜앱) 운영에도 나섰다. 일반인 도보 배달자 전용 앱인 ‘우친-배달하기’(이하 우친앱)도 별도로 운영한다. 아울러 ‘마켓포’라는 온라인 통합 주문 플랫폼도 이달 정식 론칭할 계획이다.

◇ 쿠팡도 ‘퀵커머스’ 테스트…배달의민족 ‘B마트’와 격돌 예상

쿠팡은 쿠팡이츠 플랫폼을 통해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퀵커머스’ 시범서비스에 나섰다. 앞서 쿠팡은 5월 ‘퀵딜리버리’와 ‘퀵커머스’, ‘큐딜리버리’ 등의 특허를 출원하고, 지난달 초 쿠팡이츠 마트를, 이어 지난달 말에는 ‘쿠팡이츠 마트라이더’를 특허 신청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테스트 중인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퀵커머스는 온라인 편의점으로 불리는 배달의민족의 ‘B마트’와 유사한 시스템이다. 배달예상 시간을 10~15분으로 정하고, 과일과 채소 및 샐러드. 밀키트, 정육ㆍ수산ㆍ계란 등 16개 카테고리로 세분화했다. 송파구에서 시범 사업에 나선 후 서울 강남권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11월 생필품·식료품 등을 30~1시간 내에 배달해주는 ‘B마트’를 출시했다. B마트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편의점을 대체했다는 평이 나올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B마트는 지난해 연간 1억700만 유로(한화 약 14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주문 건수도 1000만 건을 넘었다.

▲메쉬코리아-오아시스마켓이 합작법인을 출범, 차세대퀵커머스 플랫폼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제공=메쉬코리아)

◇ 새벽배송 ‘루키’ 오아시스마켓, 퀵커머스 ‘브이’ 설립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오아시스마켓은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주식회사 브이(이하 ‘브이’)’를 설립해 퀵커머스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을 앞둔 두 기업이 각각의 지분을 출자해 합작회사를 만드는 최초 사례다. 합작사의 설립 자본금은 50억 원 규모다. 지분율은 오아시스마켓이 50%+1주, 메쉬코리아가 50%-1주를 보유하기로 했다.

새로 출범하는 퀵커머스 종합서비스 기업 ‘브이’는 새벽배송 서비스와 실시간 퀵커머스를 결합한 새로운 B2C 플랫폼을 하반기 내 구축한다. 식음료 배송과 장보기 주문 이외에 의류, 도서, 애견상품 등 신속 배송 상품군을 최대한 늘리고, 서비스 지역도 단기간 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전국 규모의 온·오프라인 물류 인프라와 상품 소싱 경쟁력,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하는 실시간 유통 물류 운영 능력을 합쳐 새벽배송 및 퀵커머스를 중심으로 내년 20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는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롯데쇼핑, 2시간내 ‘바로배송’ 세미다크스토어 연내 30개 확대

롯데쇼핑을 비롯한 전통 유통 강자들도 기존 매장을 활용한 퀵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 매장’과 ‘세미다크 스토어’를 통해 2시간 내 ‘바로배송’에 나서는 롯데쇼핑은 현재 8개인 세미다크 스토어를 연내 30개로 늘려 ‘퀵커머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슈퍼 사업인 익스프레스를 통해 2019년 요기요에 입점해 근거리 빠른 배송에 나섰고, 작년 2월부터는 자체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사이트 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즉시 배송 코너를 통해 1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전국 250여개 매장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베이를 인수한 신세계ㆍ이마트는 네이버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과 함께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서비스는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 도착하는 즉시배송 등 최적의 배송 서비스 구현을 논의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에서 익일배송과 당일배송 등 속도 전쟁으로 돌입하면서 더 빠른 배송인 퀵커머스가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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