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저평가주’ 외면받던 지주사...경기재개 기대감에 재평가

입력 2021-07-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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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주사 주가 변동 추이 (단위=원, 한국거래소)

‘만년 저평가주’로 평가받던 지주회사 주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회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자 지주사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어서다. 지주사가 이끄는 그룹 개편안 역시 투자 매력도를 더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자회사 주식을 보유해 자회사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통상 그룹사 지배구조 최상단에서 계열사 지분을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회사로 통했다. 지주사 전환 목적 역시 대주주 지분 강화, 후계구도 정착화로 굳어졌다. 계열사로부터 배당금, 브랜드 사용료 등을 받으면서도 자체 사업이 없고, 주가 변동 폭이 낮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곤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주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 명확한 책임 등을 장점으로 내세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연한 경영 전략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파른 주가 역시 변모한 지주사 지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존폐 갈림길에서 탈바꿈한 두산그룹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 주가는 연초 대비 1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중공업, 건설 등 주요 계열사에 돈이 묶이며 자금난에 시달렸지만, 두산솔루스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다. 하반기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까지 마무리되면 재무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년여에 걸친 두산그룹의 자산 유동화 작업은 고질적 문제였던 재무적 부담을 줄일 기회였다”며 “주가는 그룹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기 전만큼 회복했고, 재무적 문제의 중심에 있던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에 의한 주식 수 증가와 주가 상승이 겹쳐 시가총액이 9배 이상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네오위즈홀딩스도 자회사 네오위즈 신작 모멘텀에 힘입어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다. 올해 상승률만 91%에 달한다. 이밖에 미원홀딩스(59%), 삼양홀딩스(41%), 오리온홀딩스(27%), 휠라홀딩스(25%), 현대그린푸드(16%) 등 지주사 주가도 상승 폭을 더했다.

최근 지주사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전사적 전략 수립 △자회사 수익성 관리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서비스 공유 △신사업 발굴 △사업 구조조정 같은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내세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주사의 역할에 따라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계열사간 효율적 자산 배분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리오프닝(Re-opening)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그간 부진했던 자회사들 가치 반등이 가능해지고, 이는 곧 지주회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주회사들이 밸류체인 측면에서 볼 때 정착화 단계를 지나 포트폴리오 조정에 본격적인 역할 수행 단계에 있다”며 “경기 리오프링과 본격적인 성장 단계 진입 등 모멘텀이 기대되는 CJ, 두산, 휠라홀딩스, 현대그린푸드, 한화, 오리온홀딩스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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