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대신 중고 키오스크 찾는 벼랑 끝 소상공인에게 사기꾼까지 판친다

입력 2021-07-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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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중구 도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고객들이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성남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 모 씨(32)는 중고 키오스크를 알아보고 있다. 동네에 있는 만큼 단골 손님 유지가 중요해 코로나 19에도 직접 주문을 받으며 손님들과 소통해왔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이어지자 아르바이트생 대신 무인기기를 도입키로 결정한 것.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중고 키오스크를 구매하는 등 돈줄을 죄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악용한 사기 행위가 횡행하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최근 중고거래사이트에서 키오스크 거래가 한창이다. 경영난으로 폐업해 급매한다는 판매 글과 저렴한 키오스크를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 글이 이틀 사이 수십 건 올라오고 있는 것. 현재 중고 키오스크는 100만~200만 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고양시 일산에 있는 커피전문점 사장 김 씨는 “직원 임금이 부담돼 키오스크로 주문과 결제를 해결하고 영업이 끝난 후 매장 청소해주는 분만 고용할까 한다”라며 “가뜩이나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키오스크 가격이 부담돼 중고나 렌털 중 고민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런데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키오스크 거래 사기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자가 예약금을 요구한 뒤 잠적하거나 작동이 안 되거나 손상된 기기를 보내는 경우다. 또 무료로 제공한다며 접근해 키오스크 내 인터넷, 회계프로그램 등 설치비 명목으로 백만 원에 가까운 비용을 요구한 사례도 있다.

음식점 자영업자 A 씨는 “키오스크에 현금 결제와 QR 코드 기능이 있다고 해서 구매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없었다”라며 “코로나 19 때문에 QR 인증도 해야 하고 현금을 내는 손님들이 꽤 있는데 이럴 거면 왜 샀나 싶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정부 관계자를 사칭한 구매 유도 사례도 있다.

경기도 부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 씨는 “어떻게 내 번호를 아는지 모르겠지만 정부에서 키오스크 무료로 설치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상담을 받으라고 했다”라며 “직접 전화한 것도 이상하고 공짜라는 게 수상해서 안 한다고 했는데 사기가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

물론 소상공인연합회와 동반성장위원회 등에서 키오스크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 당사자의 신청으로 진행된다. 지원 규모도 한정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키오스크 단말기 가격의 33%를, 동반성장위원회는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무상(600대 내외) 지원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사장님들에게 먼저 전화해서 무료로 키오스크를 지원해준다는 상담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라며 “키오스크 지원사업은 지난해부터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먼저 신청과 문의를 하면 지원해 드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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