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3년 만에 최고치...원유ETF 개미도 '방긋'

입력 2021-07-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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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 지난해 10월 중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39달러대로 급락하자 직장인 윤태호 씨(36세, 가명)는 '바닥'이라고 판단해 유가 상장지수펀드(ETF)에 3000만 원을 투자했다. 3년 만에 유가가 최고치를 찍었다는 소식에 증권 계좌를 확인한 윤 씨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유가 강세에 관련 ETF 수익률도 덩달아 뛰었다.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원유 투자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 관심이 높아졌다. 관련 상품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55~71%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7센트(0.1%) 하락한 배럴당 75.16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지난해 35.70(10월 30일)달러를 저점으로 110% 급등했다.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와 ETF· ETN의 수익률도 급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2일 기준), 올해 들어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는 71.48% 급증했다. 최근 1년으로 기간을 넓혀보면 수익률을 88.96%로 뛰었다.

KODEX WTI원유선물(H) 역시 강세를 달렸다. 올 상반기 수익률은 55.30%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은 77.56%에 달한다. 이들 상품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이 각각 -40%, -66.1%였던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급반전’인 셈이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 역시 올해 들어 55.5%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유ETF 상품별 수익률 현황(단위 : %, 기준일 7월 2일) (자료출처=에프앤가이드)

원유 투자 상품은 지난해 수익률 폭락으로 몸살을 앓았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국제 유가가 18년 만에 배럴당 20달러를 밑돌 만큼 곤두박질친 탓이다. 일부 ETN 주가는 90% 넘게 하락했고 ‘깡통’이 된 주식 계좌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을 저점으로 유가가 반등하며 원유 상품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수익률 오르자 차익실현 물량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은 KODEX WTI원유선물(H)을 최근 한 달간 168억 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TIGER원유선물Enhanced(H)와 KB 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도 각각 108억 원, 53억 원씩 판 것으로 집계됐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진행된 OPEC+ 회의에서 산유국 간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만큼 이번주에도 OPEC+ 산유국 회의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협상 결렬에 증산 합의에도 실패한다면, 유가는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유가 ETF 상품은 투자자가 지는 위험에 비해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은 데다 원유 선물 교체(롤오버) 비용까지 발생해 장기 투자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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