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F 합병까지 넘어야 할 '산'

시내망 분리ㆍ외국인 지분한도 등 '난제'

KT가 지난 14일 이석채 사장 취임을 계기로 KTF와의 합병이 점차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KT는 규제 기관의 심의와 제반 절차를 거쳐 빠르면 상반기중에 합병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T 이석채 사장은 KTF와의 합병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이다.

이 사장은 최근 "합병을 늦출 이유가 없다면 최대한 서두르라"라며 "합병시기는 빠를수록 좋고 늦춰질수록 시너지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장의 바램대로 합병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매출 19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통신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KT는 국내 유선시장의 90%를, KTF는 이통시장의 3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파괴력은 엄청날 수 밖에 없다.

KT는 기존 유선전화 사업의 매출 하락 등으로 8년째 11조원대 매출에 머물러 있다.

KT 입장에서는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현 통신 시장 상황에서 KTF와의 합병이 거의 유일한 돌파구로 인식할 수도 있다.

물론 걸림돌은 있다.

SK텔레콤과 LG통신그룹 등 경쟁사의 반발이 일단 심하다. 실제로 경쟁사들은 KT-KTF간 합병 조건으로 시내 망사업 분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이동통신 업계는 KT의 시내망을 이용하면서 접속료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가 합병될 경우 KTF는 시내망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KTF는 경쟁사인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과에 비해 막대한 비용 절감효과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경쟁업체들 입장에서는 KT의 시내망을 분리해 별도 법인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있는 대목이다.

KT가 국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유선시장 지배력 역시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다. KTF와 합병하게 되면 KT의 유선시장 지배력이 무선으로 전이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작년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당시 KT와 LG텔레콤에서는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이 유선으로 전이될 것"이라며 다양한 인가조건을 관철시킨 전례도 있다.

이런 이유로 KT-KTF 합병건에서 SK텔레콤과 LG통신 계열사들은 KT의 유선전화 점유율이 90%, 초고속인터넷 44%인 만큼 유선시장 지배력이 무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지분 한도 제한도 KT-KTF 합병시 자사주 활용을 제약하는 변수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14일 보고서에서 "현재 주가 기준 합병을 물리적으로 단행하게 되면 외국인 지분율은 54.2%로 49% 제한에 걸리게 된다"고 밝혔다.

또 "합병 선언 이후 규제 기관의 심사 기간 동안 외국인 지분율은 얼마든지 상승할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자사주 활용 비율을 최대한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성공적으로 KTF와 합병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KT 이석채 신임 사장의 경영 능력을 검증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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