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차잔고 다시 급증...외인 하락장에 베팅(?)

해당 개별 종목들 투기적 공매도세력 주의 요구

지난해말 급감했던 대차잔고가 연초 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시장에 대해 하락 베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월초 대차잔고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말 10조원까지 감소했던 잔고가 다시 13조원대로 올라서며 단기간에 3조원이 증가했다.

대차잔고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대차잔고 공매도로 인해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10월 공매도 규제를 실시한 이후 10조원대까지 감소했었다. 이같은 상황에 올 연초 다시 대차잔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대차거래의 97%를 점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의 불투명성을 확신하며 하락 장세에 공매도를 통한 베팅에 나서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대차잔고 급증은 하락장 선반영하는 것인가?

대차잔고가 이처럼 급증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하락장세를 예측해 공매도를 통한 차익실현에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가 다시 한번 하락장을 경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20일부터 대차거래 담보비율이 기존의 90~100%에서 130%로 상향조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차잔고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갚기보다는 주가하락시 이익을 볼 확률이 높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대차잔고 급증과 이에 따른 공매도로 인해 외국인투자자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임과 동시에 국내 증시는 연일 지속되는 외국인의 매도세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들의 포지션이 매도보다는 매수쪽이 우월한 상황에서 대차잔고 급증이 반드시 하락베팅에 대한 것만은 아니라고 증권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교보증권 주상철 투자전략팀장은 "대차잔고 급증은 현 시장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지만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하락장에 대한 베팅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외국인이 전반적으로 국내 시장에 대해 상승 포지션을 취하면서도 하락장에 대비하기 위해 대차잔고를 늘림으로써 롱숏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는 것.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차잔고 급증만으로 시장의 방향성을 말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개별 종목에 대한 공매도로 연결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나왔으며 여기에 투기용은 담보비율이 상향 조정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향후에도 대차잔고의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투기적 공매도 세력은 주의해야

올초 대차잔고는 3조원 가량 급증하며 지난해 말 10조원에서 13조원으로 늘어났다. 대차잔고는 크게 파생상품에 대한 헤지수요와 주가하락에 베팅한 투기수요로 구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올 초 증가한 대차잔고 가운데 2조원 가량이 주가하락에 베팅한 투기수요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투기 수요는 롤오버(기존 대차거래 유지) 형태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즉 12월 후반에 급감한 대차잔고는 대부분 의결권 행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상환한 것이고 1월 초에 롤오버하면서 대차잔고가 다시 늘어난 것이다.

특히 롤오버를 위해서는 기존의 담보비율보다 높은 130%의 담보비율을 적용 받음에도 불구하고 롤오버한 것으로 볼 때 상당히 공격적인 주가하락에 베팅할 매도세력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서 1월초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인 한국금융지주나 대구은행, SK, 삼성물산, KB금융, 하이닉스 등에 대해 투기적 공매도세력의 롤오버 수요가 많았음을 감안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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