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모 징역형' 악재…野 중위권 주자들, 반전 가능할까

입력 2021-07-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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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 출입기자 등과 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모 최 모 씨가 의료법 위반 등 협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으면서 야권 대통령선거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악재를 만났다. 윤 전 총장은 장모와 관련해 “10원 한 장도 피해준 적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해질 만큼 결백을 주장했지만, 장모의 징역형이 나오면서 지지율 하락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범야권에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중위권 주자들이 잇따라 출마했다. 여기에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출마를 준비 중이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김태호 의원 등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위권 주자들에게도 희망이 보이는 상황이다. 기존에 윤 전 총장 지지층 중 이탈표가 다른 주자들에게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탈표가 중위권 주자들에게 가지 않고 오히려 범진보 선두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과연 중위권 주자들에게 희망은 없을까. 이투데이는 중위권 후보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반전 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 내용과 전문가 진단 등을 바탕으로 향후 윤 전 총장 독주 체제를 뒤집을 수 있을지도 들여다봤다.

국무총리에 당 대표, 광역시장까지…화려한 이력 있지만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위권 후보 중 주목 받을만한 후보는 황 전 대표다. 황 전 대표는 삼권 분립 기초인 입법, 사법, 행정의 수장을 모두 거쳤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냈고, 신임을 받아 국무총리까지 역임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6개월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황 전 대표는 2019년 1월 자유한국당에 입당했고 2월 전당대회에서 입당 43일 만에 당 대표로 당선됐다.

다만 당내에선 황 전 대표 복귀에 부정적 시선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총선 때 패배 책임을 진다고 해놓고 왜 돌아오려는지 모르겠다”며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황 전 대표는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러한 지적에 정면 반박했다. 그는 “정치하면서 실패하지 않은 사람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한 명도 없다”며 “실패한 것을 실패라고만 말하지 말고 스펙으로 인정하자”고 말했다.

안 전 시장도 같은 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두 번의 인천광역시장과 세 번의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 26년간 정치 경륜을 바탕으로 상생의 협치를 끌어낼 적임자"라며 대통령 선거에 도전했다.

안 전 시장은 15, 19, 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1, 12대 인천시장을 지냈을 정도로 공직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평소 특이한 복장과 시원한 발언으로 종종 화제가 됐다. 무난한 행정 능력을 갖췄다는 평도 있다. 다만 생각보다 낮아진 인지도와 2012년 대선 경선 탈락 경험 등은 여전히 약점으로 남은 상황이다.

현역 의원이라는 메리트…하태경·윤희숙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 의원 중에 눈에 띄는 주자는 홍준표 의원을 제외하면 하태경 의원과 윤희숙 의원이다. 두 사람은 현역 의원이라는 메리트를 가진 채로 대선에 나서는 상황이다.

하 의원은 범야권 후보 중 대통령 선거 출마를 처음 선언했다. 기존 대선 출마와 다르게 하 의원은 유튜브를 통해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 의원은 당내에서 ‘소장파’ 인물로 명성을 얻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약속을 받아내며 ‘청문회 스타’가 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하 의원은 젊은 층과 소통하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e스포츠와 관련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20·30대 남성에게 높은 인지도를 얻게 됐고 ‘하태핫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으로서 전문성을 살린 발언도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북한의 사이버 테러를 주장하며 ‘사이버 국가 비상사태’ 선포까지 주장해 논쟁거리가 됐다. 현안을 분석하는 능력과 언론에서 화제가 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기도 한다.

다만 하 의원의 지지율은 여전히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각종 대선 주자 후보군 여론조사에서 하 의원은 순위권 안에 들지 못하고 있다.

윤 의원은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제가 본 정치판에 정치는 없었다. 권력 유지를 위한 정치기술만 있을 뿐"이라며 "정치가 원래 무엇이어야 하고 지금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 생각과 비전을 들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서초갑을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으로 ‘경제 전문가’로 분류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를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한 책 '정책의 배신'을 썼다.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연설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후 인기를 얻었다. 이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당 대표 경선 등 주요 선거마다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인지도가 낮아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족보가 없는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오기 힘들다”라며 “센세이션이나 바람을 일으킨다는 게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일반 유권자를 기준으로 볼 때 윤 의원은 가능성이 없다”며 “인지도가 그만큼 낮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부지런히 홍보할 것”이라며 “그거 말고 다른 길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적인 지지도가 아직 낮고 경선을 시작하려면 아직 멀었으니깐 대중적인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게 저한테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낮아진 지지율과 인지도…반전 필요한 원희룡·유승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아직 출마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오랜 기간 대권 도전을 시사해 온 인물들이다. 당내에서 가장 반전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도 꼽힌다.

유 전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 바른정당 후보로 나와 6.76%를 얻으며 작은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20·30 지지층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경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KDI 출신 경제 전문가라는 점은 유 전 의원의 장점이다. 현 정권의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는 평이 많이 나오는 가운데 유 전 의원이 가진 장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런데도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이른바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후 범야권 후보를 기준으로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큰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윤 의원 등장도 달갑지만은 않다. 이 대표가 ‘유승민계’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리를 두는 것도 유 전 의원에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원 지사는 정병국‧남경필 전 의원과 함께 ‘남원정’으로 분류되는 당내 소장파였다. 김부겸 국무총리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원 지사는 의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소신 발언을 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원 지사는 2014년 제주도지사를 맡은 후 인지도가 점점 줄어든 상황이다. 종종 TV 토론에 나와 인기를 얻기도 했으나 여전히 지지율은 답보 상황이다. 2017년에도 대선에 나서려고 했으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소 밋밋하다는 지적을 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원 지사는 인지도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꾸준히 젊은 층과 소통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가상화폐를 직접 투자해보기도 했다. 7월 중에는 책 출간과 함께 지사직을 던지고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윤석열, 전언 정치 이어 ‘전문 정치’?…지지율 어디로 갈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대통령 도서관을 방문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와 함께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제공=윤석열 캠프)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장모 공판과 관계없이 본인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대변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던 전언 정치에 이어 공개되지 않은 비공개 일정을 이어간 후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는 일종의 ‘전문 정치’를 보이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정치 참여 선언 후 ‘소통’을 강조하며 다음 날 국회 소통관 기자들을 만났지만, 며칠 만에 잠행에 가까운 행보로 돌아섰다.

전국을 돌며 민심을 듣는 ‘민심 투어’도 계획 중이지만, 구체적인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최지현 부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아직 (일정을) 못 정했다”며 “다음 주에 아마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모 최 씨 공판 결과는 윤 전 총장에게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지지율도 떨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 교수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서 볼 때 이건 분명히 큰 위기”라며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 없다는 윤 캠프에서 굉장히 리스크를 관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화요일 출마 선언 후에도 지지율이 주목할 만큼 상승하고 이런 건 없었다”라며 “장모 건으로 그렇게 유죄를 받았으면 이게 흔들리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타격이 굉장히 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위권 주자들, 반등할 수 있을까…“가능성 적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 후 2일 오전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공식 유튜브 화면 캡처)

그렇다면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이 중위권 주자들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적다고 분석했다. 다만 당내지지 기반이 확고한 유 전 의원과 원 지사의 반전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신 교수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황 전 대표 등으로 갈 리는 없다”고 전했다. 이 교수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며 중위권 주자들에게 갈 표였으면 원래부터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당내에서 자기 지분을 가진 사람을 무시 못 한다”라며 “유승민, 원희룡, 홍준표까지가 게임 선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이 오히려 이재명 지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평도 나왔다.

신 교수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지지층의 교집합이 많다”며 “그렇기에 ‘윤석열이 안 되면 이재명 찍지’라는 식으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지사가 유리해지는 측면도 없지는 않다”면서도 “윤 전 총장 표가 빠지는 게 이 지사한테 그냥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가상 양자 대결에선 두 사람이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가상 양자 대결 결과 이재명 지사는 42.2%, 윤석열 전 총장은 39.2%의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 격차는 3%포인트로,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 접전을 보였다.

MBN·매일경제가 알앤써치를 통해 지난달 28∼30일 전국 18세 이상 10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 양자 대결에선 윤 전 총장 41.4%, 이 지사 34.7%로 윤 전 총장이 6.7%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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