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로또' 래미안 원베일리에 2030세대 1.7만명 몰렸다…당첨은 '2명'

입력 2021-06-30 09:40수정 2021-06-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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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조감도 (자료제공=삼성물산)

'10억 원짜리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 경쟁에 1만7000명이 넘는 2030세대가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당첨자는 두 명에 불과했다.

이달 청약 신청을 받은 래미안 원베일리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161.2대 1까지 올랐다. 224가구를 분양했는데 3만6116명이 몰렸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값에 분양했다. 3.3㎡당 분양가가 평균 5653만 원에 책정됐다. 그럼에도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건 이렇게 비싸게 분양가를 매겨도 주변 단지 시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59㎡형 분양가는 13억~14억 원이었는데 인근 아크로 리버파크에선 전용 59㎡형이 26억 원에 거래된다. 이 때문에 청약자들 사이에선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에 당첨되면 10억 원 이상 분양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 경쟁에 가장 많이 뛰어든 세대는 30대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에 따르면 30대에선 1만2371명이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을 신청했다. 이어 40대(1만1745명)와 50대(4830명), 20대 이하(2371명), 70대 이상(487명) 순으로 청약 신청자가 많았다. 20대와 30대를 합치면 1만7323명이 래미안 원베일리 분양에 도전한 셈이다.

청약 결과는 4050세대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청약 당첨자가 가장 많은 세대는 40대로 130명이 래미안 원베일리를 분양받는 데 성공했다. 50대에서도 78명이 청약에 당첨됐다. 두 세대를 합쳐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분양 물량 중 92.8%를 가져갔다. 반대로 가장 많은 사람이 청약을 신청한 30대 당첨자는 2명이었다. 20대에선 청약 당첨자가 한 명도 없었다.

2030세대가 청약 경쟁에서 참패한 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우대하는 현행 청약가점 제도에선 나이가 많을수록 청약가점이 높은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래미안 원베일리를 분양받기 위한 청약가점 커트라인은 69점이었다. 4인 가족이 15년 이상 '내 집' 없이 살아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김상훈 의원은 “청년세대에서 청약가점이 낮음에도 이렇게 지원이 몰린 것은 영끌(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은다)과 로또 청약과 같은 수단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청년 주거 문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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