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지우기 2050] '전기 먹는 하마' 오명 씻는 데이터센터

입력 2021-06-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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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뉴노멀이 된 탄소경영:IT•전자업계

5G 이동통신ㆍOTTㆍ게임ㆍ온라인 쇼핑...온난화 주범 된 '서버 호텔'

▲KT IDC 관리 인력들이 서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KT)
IT 업계에서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낮추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스토리지 등이 설치된 시설로, 5G 이동통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게임, 온라인 쇼핑,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의 사용이 폭주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새로운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부터 이동통신 기업까지 IT 기업의 두뇌이자 심장 역할을 하는 핵심 인프라다. 인터넷 서버가 모여 있어 이른바 ‘서버 호텔’로도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IT 서비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한 필수 설비다.

매년 높은 비율로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정보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 및 유통을 담당하는 만큼 데이터센터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의 데이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2000년 53개에서 지난해엔 156개로 20년 새 세 배가량 늘었다.

수많은 컴퓨터 서버와 전선으로 가득 찬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시스템 유지를 위해 쉼 없이 돌아가야 하는 탓에 전력 소모량이 상당하다. 여기에 가동 중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 장치 유지에 필요한 소비 전력까지 더해진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데이터센터 지속 가능성 표준화 이슈 현황’ 자료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ICT 부문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실제로 2019년 서울시가 선정한 전력사용량이 가장 높은 건물로 KT의 데이터센터인 KT 목동 1IDC(Internet Data Center)가 꼽히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KT 목동 1IDC는 한해 20만5100MWh의 전력을 소비했다. 이는 5만7000여 가구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수치다. 또 네이버의 ‘2020 ESG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온실가스 배출량의 99%가 전력 소모 과정에서 발생했고, 이 중 약 92%가 데이터센터에서 나왔다.

점점 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수와 데이터 사용량의 증가로 인해 향후 전력 사용량 증가세는 가팔라질 전망이다. 2019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데이터센터 폐열의 지역 냉난방 활용 사례와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은 2014년 2.5TWh에서 2016년 2.8TWh로 연평균 5.5%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산업용 전력 소비증가율(1.0%)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높은 수치로,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이 급격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전기 먹는 하마' 오명 씻는 데이터센터

이러한 이유로 IT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소비 전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4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추진하는 네이버는 2013년 강원도 춘천에 친환경 데이터센터 ‘각’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데이터센터 각은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며, 2019년에는 213MWh의 전력을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95톤가량 줄였다. 이외에도 여러 개선책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약 2만 톤 가까이 감축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1.09의 전력효율지수(PUE)를 달성했다.

전 세계에 15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삼성SDS는 춘천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외기(Open air)’를 활용한 친환경 설비를 통해 냉방 에너지를 절감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산악 지역의 특성을 이용, 바람을 데이터센터로 유도하고, 그 바람이 서버의 뜨거운 열기를 밖으로 배출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달성한 전력사용효율(PUE)은 1.2로 기존 삼성SDS 데이터센터 건물 중 가장 효율적이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데이터센터가 워낙 전력 사용량이 많고, 그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다”며 “네이버만 해도 데이터센터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만 효율화시켜도 전체적인 전력 효율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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