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최인혁 COO 사임은 꼬리 짜르기…징계 인정 못해”

입력 2021-06-25 18:39수정 2021-06-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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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윤 네이버노조 지회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7일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진의 사과와 책임자 엄중 처벌,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조성준 기자 tiatio@)

직원 사망 책임으로 물러나는 최인혁…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은 유지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은 유지하는 만큼 이에 대한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25일 최인혁 COO가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해당 직무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의 한 직원은 지난달 25일 분당에 위치한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네이버는 조사 결과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인혁 COO는 거론된 임원 중 최상위 직급에 해당한다.

1971년생인 최인혁 COO는 대표적인 네이버 창립멤버로 꼽힌다. 1999년 입사한 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함께 네이버의 성장을 이끈 주요 인물이다. 네이버에서는 서비스본부장, 서비스기술담당이사, 서비스관리센터장, 서비스정책센터장, 비즈니스 총괄 등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초대 수장을 맡았다. 다만 이번 사임은 네이버 COO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직은 유지한다.

이에 대해 네이버 노조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고 규정했다. 최인혁 COO는 해고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을 정도로 잘못한 가해 임원을 채용하고 관리해야하는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2년 이라는 오랜 시간 고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직원들을 직장내 괴롭힘 상황에 처하게 한 책임은 ‘도의적 책임’과 ’경고‘만으로 다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윤 네이버노조 지회장은 “계열사의 경영진으로서 활동을 보장한 것은 책임자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는 징계 결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고인과 해당 조직의 구성원들이 겪어온 고통과 아픔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하고 형식적인 징계 조치로,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준 리스크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분노와 실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사건에 대한 징계결과가 이 정도 수준에 그친 것은 향후에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네이버노조는 오는 28일 오전 네이버 그린팩토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적인 고인의 사망과 관련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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