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가격 올려도 시멘트 업계는 갑갑…돌파구는?

입력 2021-06-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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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ㆍ연료값 급등…ESG 설비 투자에 증권가 기대감은 커져

(출처=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서비스)

시멘트 가격이 7년 만에 오르지만 시멘트 업계의 고민은 여전하다. 원자잿값 급등과 늘어난 인건비,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시설투자 등이 겹쳐 방긋 웃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시멘트 업계가 친환경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단 평가도 나온다.

23일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이 1톤(t)당 3800원 오른다. 고시가격 기준으로는 t당 7만5000원이던 가격이 5.1% 오른 7만8800원이 된다.

2014년 이후 7년 만에 시멘트 가격이 오른다. 연합회는 시멘트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인건비도 상승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를 원료로 레미콘을 제조하는 만큼 업계 간 상생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던 셈이다.

7년 만에 가격이 오르게 됐지만, 시멘트 업계는 여전히 갑갑한 상황이다. 가격 인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버티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연료로 쓰이는 유연탄 가격이 훌쩍 뛰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8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t당 96.1달러로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평균과 비교해도 80.44% 급등했다.

가격 인상 요인이었던 인건비 상승도 관건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공장 가동시간이 긴 시멘트 산업 특성상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주로 산간지역에 공장이 위치해 인력을 조달하기 어렵다.

▲쌍용C&E 동해공장 전경. (사진제공=쌍용C&E)

시설 설비에 대한 부담도 있다. 최근 시멘트 업계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을 화두로 삼고 탈석탄 기조에 발을 맞추기로 했다. 순환자원 처리시설 설비에 나선 이유다. 일례로 쌍용씨앤이(C&E)는 2030년까지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으로 대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안전관리 비용까지 늘리면서 시멘트 업계의 고민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많은 만큼 생산성에 대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멘트 업계는 ‘친환경’을 돌파구 삼아 어려움을 헤쳐나갈 계획이다.

이날 한국시멘트협회와 주요 시멘트 기업들은 KDB산업은행과 협약을 맺고 탄소 저감 설비 투자와 친환경 산업 전환에 필요한 자금 1조 원을 2025년까지 지원받기로 했다. 탄소 저감 설비 투자 촉진,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위한 각종 금융 지원과 탄소 중립 관련 리서치 업무도 함께 진행한다.

친환경을 목표로 삼고 업계가 구조 전환에 나선 만큼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단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 최근에는 건설 경기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면서 증권가에서는 시멘트 산업을 주시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국내 건설수주 합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해 역대 최대 수준”이라며 “시멘트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하면 순환자원 처리시설 비용 절감 효과 등으로 시멘트 업체들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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