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CEO들의 깊어져가는 시름

입력 2009-01-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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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상 첫 적자 전망...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사업도 불투명

철강업계의 경영진들이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올 1월에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동국제강의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계획도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서울 '2009 철강협회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올해 사업계획을 의욕적으로 세웠지만 환율·수요·원자재가격 등 어느 것 하나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사업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기존에는 분기별로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최근에는 주·일 단위로 점차 세분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상반기 중에 경기가 바닥인 것만 확인해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감산에 대해 이 회장은 "12월과 1월의 감산정책으로 인해 국내 재고가 어느 정도 소진되기는 했지만, 올해 1분기까지는 감산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만 포스코 사장도 "통상 1월에는 270만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180만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경영현실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장 회장은 "브라질에서 추진 중인 일관제철소 추진이 수 개월내 가시적인 성과는 어려울 것 같다"며 "상반기나 올해 안에는 성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동국제강과 브라질 발레社는 지난 2007년 11월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州)에 250만∼300만톤 규모의 고로를 건설키로 합의했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사업타당성 확보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장 회장은 이와 함께 후판 가격 인하를 시사했다. 그는 "후판가격은 수급 원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최근 원자재가격 인하와 수요감소가 지속되면 내려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쌍용건설 인수 무산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나타냈다. 장 회장은 "쌍용건설 인수전에서 경제상황이 급변한 것은 거의 천재지변에 가까운 것"이라며 "매각 주체는 당연히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하겠지만, 경제상황이 고려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현재의 불황이 심각한 수준인 것은 맞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생산제품의 다변화 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불황극복을 위한 방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처럼 경기침체에 따라 철강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지만,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포스코가 도요타 자동차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키로 한 것에 대해 이동희 부사장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납품물량협의가 마무리되면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된 제품을 선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코의 인도제철소 건립계획도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오리사 주정부로부터 순다르가르 지구 칸다다르(Khanhadhar) 지역의 철광석 탐사권자로 확정돼 중앙정부 추천을 받았다.

이구택 회장은 "인도제철소 건설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라며 "우공이산의 자세로 인도제철소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해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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