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결국 희망퇴직 카드 만지작…7년 만에 단행할까

입력 2021-06-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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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국씨티은행이 결국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매각 절차에 속도가 나지 않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명순 행장은 직원들에게 “매각에 따른 전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를 통해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은행이 매각될 경우 직원들을 소비자금융 부문을 인수한 회사로 옮기거나 자발적인 희망퇴직, 소비자 금융이 아닌 기업 금융 등의 부문으로 부서를 재배치하겠다는 뜻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4곳 이상의 금융사가 씨티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들 중 전 직원의 고용 승계에 대해 부담을 표시한 금융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력이 있는 자산관리(WM)와 신용카드 외 씨티은행이 매물로서의 매력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씨티은행의 역피라미드인 인력 구조의 영향이 크다.

씨티은행의 희망퇴직은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최소 1년에 한 번씩 하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희망퇴직이 드문 경우다. 당시 씨티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근속연수에 따라 36~60개월분의 급여를 퇴직금으로 지급했고 이에 650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씨티은행은 이때 이후 7년 동안 희망퇴직을 받지 않고 신입 공채도 열지 않아 고임금 인력 구조가 만들어졌다. 실제 지난해 기준 씨티은행의 연봉은 1억1200만 원으로 은행권 최고다.

이에 씨티은행이 희망퇴직까지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몸집을 최소한으로 줄여 매각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을 정리하면 인수의향자들이 우려한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3500명이고, 이중 국내에서 철수하는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은 2500명이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희망퇴직은 직원들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퇴직금과 퇴직 규모는 논의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안호영, 노웅래, 장철민, 김병욱, 민병덕, 이용우 의원)도 유 행장에게 금융 소비자 보호와 고용 안정을 원칙으로 삼아달라고 했다. 씨티은행 노조에 따르면 의원단은 매각 과정에서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을 요청했고 유 행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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