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일제히 잡코인 솎아내기…밤늦게 상폐도

입력 2021-06-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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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래소 '잡코인' 솎아내기…한밤중 상폐도
'특금법' 시행에 따라 한동안 계속될 전망

(이투데이DB)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이른바 '잡코인' 솎아내기에 나섰다.

거래소들은 일부 코인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거나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원화 마켓 외 나머지 마켓의 문을 닫거나 늦은 밤 기습적으로 상장폐지를 공지하는 거래소도 있다.

16일 현재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거래소 20곳 중 11곳이 코인 솎아내기에 나섰다.

잡코인 정리에 처음 나선 건 업비트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페이코인과 마로, 옵저버, 솔브케어, 퀴즈톡 등 다섯 개 암호화폐의 원화 거래를 오는 18일 종료 한다고 공지했다.

아울러 업비트는 25개 암호화폐(코모도와 에드엑스 등)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일주일 동안 업비트의 내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을 폐지할 수 있다.

국내 3위 규모의 코인빗은 15일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기습적으로 상장 폐지(8종)와 유의 종목(28종) 지정을 알렸다. 코인빗의 원화 마켓에 상장된 코인은 모두 70개인데, 한밤중에 전체 종목의 절반이 넘는 36종목을 정리한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에이프로빗은 이달 1일 원화 마켓에서 뱅코르(BNT), 비지엑스(BZRX), 카이버(KNC) 등 총 11개 코인을 한꺼번에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으며, 10일 뒤 이들 코인의 거래 지원 종료를 공지했다.

또 다른 거래소 플라이빗은 원화 마켓만 남겨두고 테더(USDT) 마켓과 비트코인(BTC) 마켓은 지난달 31일자로 닫았다.

거래소들이 일제히 종목 정리에 나선 건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에 따라 정부가 본격적으로 가상화폐 시장 관리에 나서면서다. 문제는 거래소마다 상장 폐지 기준이 다르고 뚜렷한 법적 근거도 없는 지라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같은 코인이지만 거래소마다 거래 중지 여부가 다른 코인도 있다.

한편 후오비 코리아와 지닥은 각각 '후오비토큰'과 '지닥토큰'처럼 거래소 이름을 딴 코인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가상자산 사업자(가상화폐 거래소) 등이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투자자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본격적인 규제를 앞두고 거래소들의 코인 종목 정리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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