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순 씨티은행장 “고용승계 없는 매각 검토한 적 없다”

입력 2021-06-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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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은행 매각 과정에서 ‘고용안정’을 중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유 행장은 지난 10일 CEO 메시지를 통해 “현재까지 고용 승계가 없는 자산매각 방식은 검토된 바 없다”고 전달했다. 씨티그룹이 국내에서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철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유 행장은 “매각에 따른 전적(전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를 통해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매각에 있어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고용유지에 3가지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유 행장은 “일련의 출구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경영진은 무엇보다 고객 보호 및 은행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온 직원 여러분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둘 것”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3500여 명 중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은 2500명(영업점 직원 939명 포함)이다.

또한 유 행장은 직원들의 전문적인 상담과 지원을 제공하는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을 활용하라는 당부도 했다. 그는 “(EAP 프로그램은) 일상 속에서 다양한 요인에 의한 스트레스 관리나 법률 문제 혹은 재무 관련 이슈를 관련 전문가들이 도움을 주는 만큼 도움이 필요한 직원이나 가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 도움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4월 소매금융 사업 부문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소매금융 사업 부문 매각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카드가 씨티은행의 신용카드 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다는 얘기가 시장에 나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카드는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씨티은행 내부에서는 주력 사업인 카드, 자산관리(WM) 이외에 상대적으로 약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자영업자대출 등의 업무를 어떻게 처분할지 고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입장에서는 카드나 WM 사업 부문과 함께 패키지로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인수자가 받아들일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씨티은행에 정식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는 4곳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측은 다음 달까지 전체 매각, 부분 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방안 가운데 출구전략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이사회 일정은 미정이다.

이 가운데 노조 측은 소비자 금융 철수를 반대하고 있다. 졸속 매각보다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대책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행한 결과 찬성률 99.14%(투표율 93.20%)로 가결됐다.

노조는 “대외적으로는 은행의 영업양도 및 사업 폐지가 인가사항인 만큼 한국노총, 국회, 금융위원회, 일자리위원회 등 유관 기관에 이번 소비자금융 철수가 시급하거나 부득이한 상황이 아님을 알리고 조급한 매각 진행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입장 발표와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준법투쟁에 그칠지 파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단순히 쟁의권을 확보했다는 의미일 뿐 파업을 곧바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그동안 본사와 협상을 계속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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