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 건설사에서 여직원이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경찰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에 따르면 40대 후반 여성인 A 씨는 지난 4월 말 포항의 한 건설사에 화재 감시원으로 입사했다.
이 건설사 직원들은 A 씨에게 성추행을 일삼고 화재 감시 업무가 아닌 무거운 짐을 옮기게 하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일들을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몸집이 왜소했던 A 씨는 직장동료와 가족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지난 10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11일 병원에서 숨졌다.
A 씨는 “직장 간부들이 성추행을 일삼고, 욕설 등 막말로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자신에게 폭언 등을 한 직장 상사 실명과 관련 내용을 적은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 관계자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업무가 서투른 A 씨는 현장 근무 상사로부터 폭언과 성희롱성 말을 듣고 괴로워했다”면서 “성추행이 어떤 방법으로 이뤄졌는지 업체가 고인의 고통을 방치했는지 여부를 따져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다른 플랜트 여성 노조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유사사례가 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포항남부경찰서는 A 씨가 다니던 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괴롭힘이 있었는지 등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