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터뷰]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14억 인도에서 모두를 위한 금융 꿈꿔요”

입력 2021-06-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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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사진제공=밸런스히어로)

14억 인구를 기반삼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나라, 인도에서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다.

13일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를 화상으로 만났다. 이 대표는 4월 중순부터 인도에 체류 중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극심했던 시기에 입국한 셈이다. 밸런스히어로도 한 차례 고비를 겪었다.

이 대표는 “4월 중순에 인도로 넘어왔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해졌다”며 “120명의 인도 현지 직원 중 절반가량이 코로나19에 걸렸고, 거의 모든 직원이 코로나19로 지인을 잃었다”고 말했다. 일가족이 감염되거나, 위급한 상황까지 간 직원도 있었다.

이 대표가 나선 이유다. 코로나19 감염 시 복용해야 하는 약을 직접 구해 확진된 직원들에게 배송했고, 산소호흡기도 세 대를 구비해 제공했다. 자가 검진키트도 100여 개를 구매해 배포했다. 덕분에 코로나19에 걸렸던 직원 대부분이 건강을 회복했고, 추가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백신도 제공한다. 이 대표는 “직원들을 위해 따로 여기서 백신을 구매해 무료로 접종하고, 직원 가족들에게도 할인된 가격에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을 위해 팔을 걷은 셈이다. 이 대표의 이런 행보는 ‘모두를 위한 금융’이란 회사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인도에서도 일부 상위층이 아닌 10억 명의 중산층은 소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금융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며 “이들에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핵심 가치”라고 설명했다.

밸런스히어로는 애플리케이션(앱) ‘트루밸런스’를 통해 결제, 대출, 신용등급 조회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앱을 통해 모바일 지갑 기능과 통신료 충전, 공과금 결제부터 기차표 결제도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머신 러닝 기반의 대안신용평가체계(ACS)를 통해 저신용자에게 소액 대출도 제공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만5000원에서 80만 원 수준이다.

왜 인도였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시장의 크기 △시장의 성장 속도 △시장의 성숙도란 세 가지 기준을 내놨다. 그는 “14억 인구 중에 11억 명이 핸드폰을 사용하고, 이 중 5억 대가량이 스마트폰”이라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이들이 많고 매년 5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데다, 성숙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인도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결정하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며 “인도 중산층은 디지털 금융에 대한 수요가 강하지만 아직도 현금만을 사용하는 등 소외돼있어 이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핀테크 스타트업으로서도 인도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 대표는 “2년 전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받는 핀테크 스타트업 시장이 인도”라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못 하던 걸 할 수 있게 되는 핀테크 서비스의 가치는 크다”고 설명했다.

밸런스히어로의 목표는 ‘네오뱅크’가 되는 것이다. 대출뿐만 아니라 입출금, 결제, 카드 등 은행의 역할까지 플랫폼을 넓히는 것을 말한다. 이 대표는 “직원 중 하나가 ‘인도의 GDP를 1년에 0.5%씩만 우리 힘으로 올려보자’고 했는데,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충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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