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6~7개 대기업 재무상태 예의 주시

입력 2009-01-11 15:02수정 2009-01-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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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출태도 엄격해졌다...모니터링 강화'

경기 불황에 따른 기업 부실을 털기 위한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구조조정이 중소기업에 이어 대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도 체감경기와 자금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일부는 경영실적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대기업의 재무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하고 부실 위험이 커지면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6~7개 대기업그룹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중 금유기관을 대상으로 4분기 대출 행태에 대한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대기업에 대한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38로 전분기의 -19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 수치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대기업들이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대기업들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엄격해졌다는 의미"라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조되면서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기업들의 영업실적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8개 주요 기업에 대한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작년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각각 27.6%, 50.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기업들의 신용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회사채 신용등급을 매기는 주로 중견 이상의 기업 326개 가운데 BB+ 이하의 투기등급은 24.8%(81개)에 달했으며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곳은 5곳이다. 작년 한 해에만 50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현재 대기업도 신용등급이 A- 이하이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작년까지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뛰어든 그룹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승자의 재앙'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은 6~7개 그룹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대기업 담당자는 "당장 대기업들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작년말 회계자료가 나오는대로 거래기업에 대한 정밀 심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신용분석팀장은 "대기업도 파생상품인 키코와 관련한 부실 등 우발 채무가 있지만 시장에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며 "경기 악화로 자금시장이 위축되면 대기업도 생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주채권은행을 통해 대기업을 모니터링 하면서 부실징후가 나타나면 기업 또는 그룹별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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