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민심 돌아서면 대선도 어려워" 초강수 탈당조치로 정면돌파

입력 2021-06-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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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 신경전

민주, "무혐의 땐 복당" 조건에도 일부 의원 불복, 진통 예상
국힘 "권익위 셀프조사 못믿겠다" 민주 "시간 끌기용 꼼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권익위원회 발표에 따라 부동산 의혹에 휩싸인 소속 의원 12명과 관련해 ‘전원 탈당’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의혹의 경중, 사실 여부, 소명 절차를 건너뛴 조치로 그만큼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의 이번 강경조치는 공정 이슈 중 특히 부동산에서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면 내년 대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같은 강경조치에 국민의힘은 8일 감사원에 국회의원과 일가의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를 맡기자고 민주당에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권익위의 부동산 투기 결과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 출신이 수장으로 있는 권익위를 통한 조사이기 때문에 독립기관인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맡기자고 역공한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감찰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국민의힘이 의원들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어느 기관에 맡길지 주목된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감사원 조사를 내세워 부동산 전수조사에 대해 시간 끌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용빈 대변인은 “감사원법 24조에 따라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에 소속된 공무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 알고도 그랬다면 이는 얄팍한 꼼수 정치의 진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 있는 의원 12명에 대해 전원 탈당을 권유했지만 이들 의원이 불복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들이 탈당 후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면 바로 복당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 고용진 당수석대변인은 “수사를 받고 무혐의가 되면 당연히 당으로 돌아올 자격이 된다. 당도 문을 열고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당이 결단을 내렸으니 의원들께서 선당후사 정신으로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12명 중 윤미향 의원 등 2명에 대해선 출당 조치할 방침이다. 이는 비례대표 2명을 위해 배려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비례대표의 경우 스스로 당을 떠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출당할 경우 무소속으로 의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영길 대표도 당의 권고 결정 직후 ‘징계는 출당 조치가 징계이고, 탈당을 권유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민주당은 의혹이 없는 경우 당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 여지를 둔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집권 5년의 성과가 부동산으로 초토화됐고, 이는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도리어 국민 눈높이보다 과한 조치가 정답”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의원 개인으로선 억울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것이고 부동산 참사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로서 탈당 및 출당 조치를 우선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이번 조치가 부동산 투기자는 정치권에 발을 못 들이게 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향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동산 투기 전력이 약점이 될 수 있어 각 당 후보자 등록 시 사전조사가 철저히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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