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유산'에 어긋난 협치…시의회 압박하는 서울시·노조

입력 2021-06-08 14:31수정 2021-06-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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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지지자들 가세, 피켓 시위도

▲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4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간부소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한 서울시의회와의 협치가 이른바 '박원순 유산'을 둘러싼 이견으로 삐걱대고 있다. 서울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 일부 내용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반대하자 서울시와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은 물론 오 시장 지지자들까지 가세해 시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8일 서울시,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기획경제위원회(기경위)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간담회를 열어 오 시장의 첫 '서울시 조직개편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시의회는 기경위 심의를 거쳐 10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정례회 첫날 오후 본회의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7일 기존 '주택건축본부'(2ㆍ3급)를 '주택정책실'(1급)로 격상하고,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을 통합해 자율신설기구인 시민협력국으로 신설한다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시의회에서 다수석(110석 중 101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위상 격하와 도시재생 축소 등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개편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서울민주주의위원회' 폐지를 두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년 된 사업인데 2년 안에 성과가 그렇게 딱 나는 정책이 어디 있겠냐"며 "지방자치 시대에 시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좀 부적절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서울시와 의회가 조직개편안을 두고 충돌하자 '허니문 기간 협치는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와 의회는 오 시장이 취임 후 논쟁 사안이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유치원 무상급식을 전격 수용하면서 협치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시의회에서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도시재생 등 '박원순 유산'으로 꼽히는 조직과 사업이 아직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힘 싸움에 들어갔다.

서울시공무원노조도 집행부를 지원사격 했다. 전날 노조는 성명을 내고 "조직개편은 행정의 영역이지 입법의 영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의 조직개편에는 시장의 시정 운영 철학과 방침이 녹아 있고 시의회는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이라며 "그 과정에서 상호 존중의 바탕 위에서 갈등 요소가 생기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 지지자들도 시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일부 지지자는 시의회 앞에서 '오 시장 발목을 잡지 말라'는 취지로 피켓 시위를 벌였고, 시의원에게 문자를 보내 시정에 협력하라고 주문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 지지자는 "시장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의회가 배려해야 한다"며 "다음 선거에서는 지방의회도 솎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예전엔 문자로 의견을 표출하는 시민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수가 늘어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집행부에 협조하겠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조직개편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몇몇 내용을 제외하면 시의회와 의견 차이가 거의 없다"며 "집행부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의회가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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