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여자 탈의실 '불법 촬영'하다 걸린 17세 남고생 입건

입력 2021-06-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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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여자 탈의실 불법 촬영하다 걸린 남고생
피해자 13명에 달해…"수영장 측 관리 소홀" 주장

▲해당 이미지는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계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은평구의 한 수영장에서 17세 고등학생이 여자 탈의실 내부를 몰래 촬영하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은평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17세 고등학생 A 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A 군은 지난 3월 26∼27일 수영장에 들어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여자 탈의실 내부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여자 탈의실 입구에 가림막이나 보안 장치가 없는 것을 알고, 탈의실 안쪽으로 손을 뻗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군은 수영장 회원이 아니지만, 수영장과 같은 건물에 있는 학원에 다녔으며 범행 이전에도 여러 차례 수영장에 몰래 들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군의 범행은 남학생이 여자 탈의실 근처를 기웃거리는 걸 수상하게 여긴 수영장 회원이 직원에게 알리면서 발각됐다.

수영장 측은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A 군이 여자 탈의실 내부를 촬영하는 듯한 모습을 포착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 군의 휴대전화와 주거지 내 컴퓨터 등을 압수해 조사한 결과 탈의실 안을 불법 촬영한 동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 찍힌 인원은 13명이었으나 이중 식별 가능한 피해자는 총 5명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동영상 유포 정황이나 추가 불법 촬영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호기심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처벌 희망 의사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A 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A 군이 학생인 점 등을 고려해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 사실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며 "추가 증거가 나오면 구속영장 재신청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수영장 측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애초 수영장 측이 관리·감독에 소홀했고, 사건 발생 이후에도 영업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이를 조용히 처리하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한 피해자는 "수영장 측은 이번 사건에 회원들에게 공고문 등을 통해 알리지도 않고 공식 사과문도 내지 않고 있다"며 "그간 여자 탈의실 입구에 보안장치도 없었으나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코로나19를 핑계로 가림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일부 피해자는 수영장 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수영장은 정상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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