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악사손보 장기보험 약진 이끄는 김용란 장기사업본부장

입력 2021-06-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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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협력…사업가형 센터장 체계·제휴사 확대도 주효

▲AXA손해보험의 성장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장기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용란 장기사업본부장.
국내 최초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을 선보이며 입지를 다진 AXA손해보험(이하 악사손보)이 마일리지(운전자) 상품과 암보험·치아보험 상품 등으로 대표되는 장기보험 사업에서도 눈에 띄게 약진하고 있다. 2007년 장기사업에 진출한 뒤 2018년 본격적으로 장기보험 비중을 늘려온 악사손보는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사업의 세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다른 보험사들이 장기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악사손보의 성장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장기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는 최연소 여성 임원인 김용란 악사손보 장기사업본부장이다. 40대 초반의 임원이 된 김 본부장은 “혼자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회사의 문화, 즉, 상대를 배려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문화가 지금의 저 같은 사람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기사업 확장성에 기여 확신 들어

김 본부장은 메리츠화재, 라이나생명 등을 거쳐 2019년 악사손보 장기사업본부의 신채널개발 팀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악사손보에 들어온 이유를 “장기사업에 대한 확고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업이라 판단했고 유연한 문화 때문에 악사손보를 선택했다”면서 “장기사업은 데이터베이스 수급 비용, 상담원커미션, 콜센터 운영 등을 위한 사업비가 많이 집행되기에, 확장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 비즈니스이지만, 최고경영자(CEO)가 장기사업의 확장성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 내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크앤라이프(Work & Life)의 양립을 중요시 여기고 유연한 기업 문화를 갖춘 점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입사 1년 만에 본부장 자리를 꿰찬 김 본부장은 승진 이후 가장 먼저 장기사업 확장을 위해 영업인력 확보 및 제휴사 확대에 나섰다. 그는 “악사손보는 종합보험사이나 자동차 TM·CM에 집중하고 있었다”면서 “장기사업 확장을 위해 자동차 고객에게 운전자 보험을 교차판매 노력을 하여 좋은 성과를 만들었으나, 다른 질병상품의 확장이나 영업 인력의 확장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사업가형 센터장 체계를 만들어 사업가형 센터장들이 자기 산하의 조직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해 영업 인력을 확대했고,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확보를 위하여 인포머셜 등과 같은 직영 데이터베이스(DB)뿐만 아니라 카드사 및 홈쇼핑사와의 제휴를 확장해 현재 제휴사 6곳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며 “보험업계의 장기사업 중에서 악사손보가 거의 유일하게 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근속·신규영입 인력간 조화 강조

이 같은 사업 구조 변화와 동시에 김 본부장은 직원들에게는 소통과 협력, 업무적인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장기 사업의 성장이 2019년 중반부터 본격화됐기에, 이를 위해 새로운 인력이 외부에서 많이 영입됐고, 본부 내에 장기 근속한 인력과 신규 경력 입사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충분한 소통과 상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오해가 커져 업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다른 배경을 가진 직원들끼리 충분한 논의와 소통의 필요성을 당부하였고, 지속적인 사업의 성장을 위하여 업무의 역량 강화, 사업의 다이내믹(dynamic)에 대한 높은 이해를 당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의 이 같은 주문은 사업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악사손보의 작년 일반장기보험은 원수보험료는 전년 대비 31.2% 증가했고, 수익성 역시 47% 고속성장했다. 전체 사업에서 장기보험의 비중도 확대됐다. 장기사업의 비중은 작년 원수보험료 기준 12.93%를 기록하며, 전년 9.91%보다 3.02%포인트(p) 늘어나며 처음으로 10%대를 넘겼다. 유지율 역시 업계 평균 대비 떨어지고 있지 않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플랫폼 통한 보험상품 구매 대응해야

김 본부장은 “변화되고 있는 시장 환경에서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멘텀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보험사를 둘러싼 규제 및 디지털 기술의 변화로 장기사업의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우선 디지털 기술의 변화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금까지의 고객세분화를 뛰어넘는 고객맞춤형 상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견된다”면서 “또한, 고객에 맞게 헬스케어 서비스 등이 부가되면서 보장을 위한 보험이 아닌 예방을 위한 보험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보험사는 손해율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재무적인 혜택을 고객을 위한 투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며, 프로세스 측면에서 보험 상품 상담, 가입, 언더라이팅, 보험금 지급 절차 등이 자동화, AI 도입을 통하여 고객에게 더 빠르고 간편하게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새로운 기술을 등에 업고 등장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은 ‘위기’라고 진단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까지 우리의 경쟁사는 타 ‘보험사’인데, 핀테크, 플랫폼 사업자들이 보험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을 의미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은 ‘예스(YES)’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제는 플랫폼을 통한 보험 상품 구매로 인하여 보험사의 네이밍밸류(Naming value)가 약해질 수 있으며, 결국 보험사가 고객에게 어떤 부가 혜택을 줄 수 있는가, 어떻게 라이프타임 파트너가 될 수 있는가가 중요 전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고객의 성향에 따른 지금까지 보험사가 집중하였던 상품의 형태도 다양하게 변경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김 본부장 역시 악사손보가 라이프타임 파트너가 되기 위한 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완전 판매율 관리, 유지율 관리 마지막으로는 라이프타임 파트너가 되기 위한 예방 활동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서 “이 모든 고민이 잘 해결돼 장기 사업 시장에서 탄탄한 보험사로서 악사가 자리잡는 것이 앞으로의 업무적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영업 판매채널 경계 느슨해져

김 본부장은 최근 보험 영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시장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보험 영업의 판매 채널의 경계를 약화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규제 완화로) 판매 채널의 차이가 과거보다 모호해질 수 있어 보인다”면서 “대면 채널도 녹취로 대체가 가능할 수 있고, TM과 모바일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채널의 성장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악사손보의 경우, 아직 가시화된 상태는 아니지만 하이브리드 채널의 테스트 등을 검토해 보고 있다”며 “불완전판매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음성봇 시스템을 올 해 하반기부터 도입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보험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추세에 대해 “보험업이 가지고 있는 선한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에 대하여 개별적인 보험사뿐 아니라 업계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상품 개발뿐 아니라, 팬데믹, 기후 변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험 상품의 개발에 힘쓰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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