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은 8일 최근 외국인 순매수세 유입과 관련해 숏커버링이 아닌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주된 매매방식 중 하나인 대차거래의 경우 대차잔고는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해 하반기에 대규모로 축소됐으나 최근에는 대차잔고가 오히려 늘고 있다"며 "이들의 매매패턴상 연말 연초에 글로벌 또는 롱 펀드에서 발생하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오히려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80% 이상이 IT와 자동차, 그리고 은행주 등 시가총액 상위주에만 쏠리고 있다는 점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한국, 대만 등 지난해에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도했던 국가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주식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글로벌 펀드의 경우 연말 연초에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에서 지나치게 비중을 줄인 국가나 업종에 대해서는 부분 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강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와 관련해 기억해야 할 핵심은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특징은 짧지만 굵다는 점"이라며 "단기적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폭발적으로 유입되지만 연속성 측면에서는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한 달 내외에 매매가 마무리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추세적인 외국인 순매수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그 이유로 실물경기나 기업이익 측면에서의 반전모멘텀이 없다는 점은 제외하더라도 최근의 주가 반등으로 인해 이머징대비 주가수익비율(PER) 갭이 오히려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인도 등에 비해서도 밸류에이션상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고 한국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해석, 외국인 매매를 추세의 반전으로 보기 보다는 비중 조절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