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보험사들은 1분기에도 막대한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실손보험 계약을 보유한 13개 손해보험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액인 '발생손해액'은 작년 1분기보다 6.7% 늘어난 2조7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 중 사업운영비를 제외하고 보험금 지급 재원이 되는 '위험보험료'를 작년 동기보다 10.4%나 많은 2조573억 원을 걷었지만 보험금 지급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이에 따라 1분기 실손보험은 6866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손실 6891억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 즉 위험손해율은 132.6%에 달했다. 지난 1월 '2세대' 상품인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의 보험료가 회사(손해보험사)별로 8.2∼23.9%나 올랐지만, 위험손해율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에도 실손보험 손해율과 손실액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며 "올해도 손해보험업계에서만 2조 원을 훨씬 웃도는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3개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2조3695억 원이며, 위험손해율은 130.5%를 기록했다.
실손보험은 일부 가입자의 과잉 의료이용으로 인해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금액 중 상위 질병은 근골격계 질환(허리디스크, 요통, 어깨병변)과 안과질환(백내장 질환)이 차지한다.
손보사들은 추가적인 실손보험료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 등 각 보험사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내년 실손 보험료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