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코로나19 회복력이 세계 5위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보다 1단계 상승한 수준으로 중국, 미국, 일본보다 높다. 하지만 백신 확보율과 경제성장률 전망은 여전히 30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는 일본과 대만은 순위가 급락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5월 코로나19 회복력 순위'(Covid Resilience Ranking)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 대상 53개국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1위는 뉴질랜드이며 싱가포르, 호주, 이스라엘이 각각 2~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 순위가 처음 집계된 지난해 11월에는 4위를 차지했으나 8위(12월), 12위(올해 1월)로 연거푸 내려갔다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매달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코로나19 치명률,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인구 대비 백신 확보율(계약 포함), 인구 100명당 접종자 수, 봉쇄 강도, 경제성장률 전망 등 11개 항목을 집계해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낸다. 이를 통해 각 국가가 사회·경제적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코로나19를 얼마나 잘 통제하는지 보여준다.
한국의 순위 상승은 전반적으로 전월보다 확진자 증가세가 완화됐다는 평가를 받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지역 간 이동성은 뉴질랜드, 이라크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와 봉쇄 강도에서는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인구 대비 백신 확보율(37위)과 올해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는 31위로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전체 인구의 75%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기 위해 1.6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선 코로나19 사태 초기 방역 모범국이라고 불렸던 주요 동아시아 국가의 부진이 뚜렷했다. 지난달 1위였던 싱가포르는 한 단계 떨어진 2위를 기록했다. 도쿄 올림픽 개막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상사태를 선언한 일본은 7위에서 14위로 하락했으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한 대만은 5위에서 15위로 추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순위가 하락했다"며 "대만과 일본은 부진한 접종률과 코로나19 재확산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여행을 재개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애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복력 순위의 판도 변화는 백신 접종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