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외국인 순매수 행진 '신중론'이 우세
외국인의 힘은 강했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세에 힘 입어 닷새째 상승랠리를 펼치며 1200선에 가뿐히 안착했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3.89포인트(2.84%) 급등한 1228.17로 장을 마감하며 두 달만에 1200선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도 외국인이 '사자' 행진을 보이며 지수상승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들어서만 1조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어 옵션만기일의 매물 부담감도 덜어진 상황이다.
또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과 경기부양책, 그리고 미국 오바마 정부의 기대감 등으로 투자심리도 대폭 개선되면서 증시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이 5900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며 상승장을 이용한 차익실현에 연일 나섰고 기관은 139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시장에 적극적인 참여보다는 관망하는 포지션을 취했다. 반면 외국인은 5623억원 순매수하며 연일 매수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2% 이상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7.72포인트(2.22%) 상승한 356.13으로 거래를 마치며 350선에 안착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377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차익실현에 나섰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14억원, 259억 동반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 포지션으로 인해 급락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0원(-1.52%) 급락한 1292.5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다시 1200원대로 진입했다.
키움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우려가 존해하고 있으나 옵션과 연계된 매수차익잔고는 거의 없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는 프로그램 매도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26일 이후 외국인은 통신업과 전기전자 업종의 비중을 줄였으며 건설, 철강금속 및 기계, 금융 등의 업종에서 비중을 늘렸다"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0월 급락 이후 세 번째로 1200선에 도전해 성공했다"며 "기술적인 흐름이 안정적이고 미국 VIX지수, 신용스프레드 등 가격변수도 개선되고 있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매수는 시장여건 개선 외에 내부적인 수급변화를 반영하고 있어 단기 요인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방향성보다는 섹터전략에 주력해 뒤쳐진 업종 중 수급이나 모멘텀이 제공되는 IT와 은행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유효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순매수 강화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돌패했지만 이후 상승 탄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기대심리가 약화되고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강화되고 있으나 이는 연초 신흥시장 펀드의 자금 집행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며 "경기와 기업실적 우려가 커질수록 글로벌 증시의 등락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