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치솟는 8인치 팹…2024년까지 17% 성장

입력 2021-05-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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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부족 문제는 지속…SK하이닉스·UMC 등은 증설 대신 팹 인수 '고심'

▲8인치 반도체 공장의 생산량 증가 전망 수치 (사진제공=SEMI)

8인치(200㎜) 반도체 공장(팹)이 2024년까지 20% 가까운 성장 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동차용 반도체(MC),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용칩(DDI), 이미지센서(CIS) 등 8인치 웨이퍼로 생산하는 부품들의 몸값이 급격히 높아진 영향이다.

다만 생산량 증가세가 폭발한 수요에 비하면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비 부족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주요 업체들이 신규 증설보단 이미 지어진 팹을 인수하는 식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국제반도체재료장비협회(SEMI)가 발표한 ‘200㎜ 팹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8인치 팹들의 월간 생산량(CAPA)은 2024년 웨이퍼 기준 660만 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8인치 팹 수요 증가에 가속이 붙기 시작한 지난해 해당 팹들의 생산량은 500만 장 후반을 기록했다. 이때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2024년까지 약 4년간 17% 성장세다. 장비 투자액 역시 지난해 30억 달러(3조3700억 원)를 넘어섰고, 올해 40억 달러(4조4800억 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SEMI는 내다봤다.

아잣 마노자 SEMI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장치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날로그, 전력 반도체, 산화막 반도체 전기장 효과 트랜지스터(MOSFET),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및 센서 등을 생산하는 신규 8인치 팹이 22개가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세를 이끄는 건 파운드리다. 올해 8인치 팹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파운드리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아날로그 반도체(17%), 전력반도체(10%) 등이 이을 것이라고 SEMI는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전체 팹 생산량 중 20%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일본과 대만이 각각 16%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생산량 증가 추세는 반도체 수요 강도와 비교하면 다소 약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이는 8인치 장비 부족으로 인해 공격적 증설이 불가능한 시장 상황 때문이다.

신규 장비는 거의 없다시피 해서 중고 장비를 활용해야 하는데, 중국 업체들이 비싼 값을 불러 장비를 대량 매입해가는 추세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12인치 장비로 넘어간 장비업체 입장에선 굳이 8인치로 되돌아올 필요도, 여유도 없는 상황"이라며 "최소 내년까진 이러한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UMC, 뱅가드(VIS) 등 대표적인 8인치 파운드리 업체는 증설보다는 팹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MC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도시바와 8인치 공장 거래 협상을 진행 중이다.

▲키파운드리 청주 본사 (사진출처=키파운드리 홈페이지)

최근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라고 선언한 SK하이닉스 역시 인수·합병(M&A)을 유력한 선택지로 놓고 있다. 2019년 지분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던 옛 매그나칩 8인치 팹 '키파운드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SK하이닉스의 8인치 생산능력은 10만 장 수준이므로 이에 달하는 신규 증설을 추진한다는 뜻인데, 8인치용 장비 수급을 고려하면, 신규 설비를 대규모로 매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중고장비 매입을 통해 약 2만~3만 장 수준의 증설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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