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라고 생각 못 해"…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상담사례 첫 분석

입력 2021-05-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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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아동ㆍ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최초로 가해자 재발 방지 상담과 교육을 지원, 첫 상담사례를 분석해 26일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상담에 의뢰된 청소년들은 총 91명으로 이 중 중학생(14~16세)이 63%로 집계됐다.

성범죄 가해 동기는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함 21% △재미나 장난 19% △호기심 19% △충동적으로 16% △남들도 하니까 따라 해 보고 싶어서 10% △합의된 것으로 생각해서 4% 순(중복 답변)으로 나타났다.

상담사례를 보면 박 군(15)은 초등학교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연히 화장실 불법 촬영물을 봤고 호기심에 영상을 계속 보다가 중학생이 되면서 직접 불법촬영을 시도했다. 학원 화장실, 버스 등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불법촬영을 하다 적발돼 상담에 의뢰됐다. 이제는 스스로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디지털 성범죄는 디지털 기술을 가장 쉽게 접하고 다룰 수 있는 청소년들이 쉽게 범죄와 연결되고, 가해자가 피해자로 전환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아동ㆍ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 게임, 메신저 등에서 벌어졌다. 실제 디지털 성범죄는 SNS(41%), 사이트(19%), 메신저(16%) 순으로 유포됐다.

2020년도 서울시 ‘찾아가는 지지동반자’의 피해 지원 실적을 보면, 아동ㆍ청소년 비율은 19%(31명)로 온라인 그루밍 피해는 22%(423건)에 이르렀다. 피해 사례 대부분이 게임, 단체 채팅방 등에서 만난 또래의 아동·청소년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됐다.

서울시는 아동ㆍ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상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기 위한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단’ 1000명을 모집한다.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단’은 시민이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포털, SNS에서 불법 촬영물을 발견했을 때 이를 해당 기업에 신고하고, 삭제가 얼마 만에 이뤄지는지, 신고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를 점검한다. 27일부터 7월 5일까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는 아동ㆍ청소년 디지털 성범죄를 종합 대응하기 위해 2022년도에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통합대응센터’ 설치도 추진한다. 통합대응센터는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을 통합해 디지털 성범죄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전방위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기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아동ㆍ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성범죄는 ‘범죄’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놀이문화’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서울시는 예방에서부터 피해자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까지 통합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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