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마돈크' 최민우 "춤 잘 추는 V 그리고 드라큘라 될래요"

입력 2021-05-25 14:00수정 2021-05-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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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서 V 역 도전한 최민우 인터뷰…"3번의 연기·취소 겪고 소름 돋았죠"

▲뮤지컬 '마마,돈크라이'에서 프로페서V 역을 맡은 배우 최민우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데뷔 4년 차를 맞은 배우 최민우의 대본은 형광펜 투성이다. 자신이 소화해야 할 대사를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습관이 있는데, '마마, 돈크라이' 대본은 그가 읊어야 할 대사들로 넘쳐나는 까닭이다. 특히 그가 맡은 '프로페서 V'의 대사량과 출연 분량은 상대역인 드라큘라 백작보다 4배 정도 더 많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근에서 만난 최민우는 "너무나도 사랑받는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에게 좋은 평을 받고 싶다"며 "지난해 1월부터 열심히 준비한 결과물을 보여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오루피나 연출의 '마마, 돈크라이'는 프로페서 V와 드라큘라 백작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는 '10+1주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2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다. 2010년 초연된 '마마, 돈크라이'는 지난해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오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세 번의 연기와 취소를 되풀이하다 끝내 막을 올리지 못한 바 있다.

최민우는 '마마, 돈크라이' 개막 전 두 번의 리허설까지 한 상태에서 공연 취소를 맞이했던 때를 떠올렸다. "처음 중단 이야기를 들었을 땐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프로페서 V'로 함께 출연하게 된 백형훈 형이랑 뮤지컬 '최후진술' 공연을 앞두고 공연장에서 몸 풀고, 장난치고 있었거든요. 그때 제가 취소 전화를 받은 거죠."

▲뮤지컬 배우 최민우.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피와 땀'을 흘리며 노력했던 작품을 못 올리게 됐다는 이야기는 상처였다. 그에게 '마마, 돈크라이'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마마, 돈크라이'는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총 4개 시즌의 평균 재관람률이 65%에 달한다. 이러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인' 최민우에겐 기회다. 그는 "그 어떤 작품보다 열심히 준비해서 제 매력을 어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민우는 다시 개막 소식을 전해 들은 이후부터 혼자 리허설 하듯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마마, 돈크라이' 출연 소식이 전해진 이후 1년이 훌쩍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관객의 기대감이 더 커졌을 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1년 전 최민우와 1년 후 최민우는 되게 많이 달라졌어요. 특히 올해 서른이 되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죠. '최후진술' 하면서 소극적이었던 저 자신을 많이 깬 영향도 있어요. 다른 작품을 통해 발전시켰던 면모들이 '프로페서 V'로 승화되면 또 다른 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생겼어요."

방대한 대사량을 소화하기 위해 청소나 설거지를 할 때, 운전할 때 계속 대사를 읊는 중이다.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저는 정규교육 없이~'로 시작하는 대사를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부터 멈춰선 안 된다. 쓸데없이 생각이 들어가거나 대사가 몸에 대사가 배어 있지 않으면 식은땀이 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뮤지컬 배우 최민우.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2인극을 안 해본 건 아닌데도 '마마, 돈크라이'는 더 부담돼요. 초반에는 무대 조명 아래에서 음향과 저 혼자 극을 진행해야 하거든요. 동료 배우가 없는 상태에서 관객만 보고 해야 한다는 게 쉽진 않아요. 또 무대에 혼자 있는 것 같지 않도록,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사랑하는 메텔도 함께 있는 것처럼 상상하실 수 있도록 그려나가야 해요. 다시 대본을 펼쳤을 때 헛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어요."

드라큘라 역이 탐날 수밖에 없다. 프로페서 V는 천재적인 두뇌로 타임머신을 개발해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게 되는 인물이다. 특히 무대 위에서 계속해서 지질한 모습과 진지한 모습을 오가는 등 소위 '주접'을 떨어야 한다. 반면 드라큘라는 시종일관 멋있음을 연기해야 한다.

최민우는 '프로페서 V'와 백작 역할을 모두 경험한 배우 박영수와 임병근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두 역할을 모두 해낸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저도 백작 하고 싶었는데, TO가 다 찼대요. 하하. 사실 프로페서 V를 시켜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V를 잘해내고 나이가 좀 더 든 후 백작 역할도 하면 좋겠죠?"

최민우는 연습할수록 '프로페서 V'로 많은 사랑을 받은 허규·송용진·조형균이 존경스럽다고 했다. 그는 "형들이 리허설하고 런스루 하는 걸 연습실에서 봤는데 정말 재밌게 즐겁게 하는 것 같았다"며 "무대 위에서 관객과 주고받는 에너지가 상당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걸 형들을 보면서 느낀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 최민우.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최민우는 형들의 여유는 닮되, 자신만의 '프로페서 V'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V의 모습을 표현할 때, 이성을 유혹하는 장면에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자꾸 보고 싶은 매력을 발산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춤을 추는 장면에선 자신의 넘치는 에너지와 끼를 가득 채워 넣었다고 귀띔했다.

"제 가장 큰 장점은 끈기예요. 저 한 번 하면 끝까지 해요. 남들이 뭐라고 하면 더 끝까지 해내서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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