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성폭력 의혹 폭로자 첫 경찰 조사…“없던 일로 해달라는 연락 받아”

입력 2021-05-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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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기성용(FC서울·32)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후배 A(31) 씨가 24일 오후 경찰 출석을 앞두고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시절 기성용(32·FC서울) 선수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뒤 기 씨로부터 고소를 당한 후배 A(31) 씨가 경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기 씨로부터 폭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나도록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4일 오후 A 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 씨는 이날 경찰 조사를 위해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폭로 이후 기 씨가 다른 후배를 통해 사과하겠다면서 폭로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부탁이 왔다”고 밝혔다.

기 씨 측이 폭로 내용을 인정하는 한편, 과거 사건에 대한 폭로를 없던 일로 해 달라는 취지의 연락이라고 A 씨는 주장했다.

A 씨는 “용기를 내서 폭로한 이후 과정이 이렇게 힘들어질 줄 몰랐다”며 “그분은 정말로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 건지 궁금하고, 20년 동안 제 친구와 제가 이상한 사람이 돼서 계속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싶기도 해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그

러면서 “금전적 보상은 전혀 원치 않는다. 저나 다른 피해자 모두 벌만큼 벌고 있고, 돈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인들도 수임료를 받고 있지 않는다”면서 “기 씨와 다른 가해자가 사과만 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일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20여 년 전 일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A 씨는 “배구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을 폭로한 분들이 용기를 낸 것처럼 저희도 용기를 냈다”며 “(기 씨가)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한 만큼 누구 이야기가 진실인지 경찰이 공정히 수사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A 씨와 또 다른 폭로자 B(31) 씨는 지난 2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활동을 하던 2000년 1∼6월 기 씨와 C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 씨의 폭로에 기성용은 결백을 주장하며 지난 3월 A씨와 B 씨를 경찰에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고 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기 씨는 지난 3월 31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자격으로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주실 거라 믿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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