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라방 스튜디오 설립에서부터 콘텐츠 전문화 움직임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소비 환경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라이브방송’(이하 라방) 대세로 떠올랐다. 올해도 라방을 앞세운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기존 라이브커머스 업체와 손잡기보단 자체 라방 브랜드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역량 강화를 위해 업계는 자체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콘텐츠 전문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자체 라방 브랜드 구축에 나섰다. 특허정보 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기존 라방 브랜드 채널 이름을 본딴 ‘성수라방’에 대한 상표등록을 마쳤다.
라방은 신세계푸드의 부스터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출시 5개월 만에 10만 개가 팔린 올반 옛날통닭은 신세계라방을 탄 이후 하루 평균 5000개, 20일 만에 10만 개가 추가로 팔려나갔다. 유튜버 ‘흔한남매’와 협업으로 선보인 ‘올반X흔한남매 핫도그’는 라방 1시간 방영 후 2000만 원 어치가 판매됐다. 그동안 자체 브랜드 없이 네이버 쇼핑라이브,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 SSG닷컴 등에서 라방을 운영해온 신세계푸드는 이번 성수라방을 통해 라이버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 역시 최근 본사 6층에 105㎥(약 32평) 규모의 다목적 스튜디오 ‘스튜디오e’를 개설하며 라방에 힘을 주고 있다. 스튜디오e는 방음 설계와 다양한 조명은 물론, 이마트의 상품을 더욱 생생하게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이동식 간이 조리시설을 갖췄다. 이마트는 이곳에서 SSG닷컴의 자체 라이브커머스 'SSG라이브'를 비롯해 각종 라이브 방송을 촬영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라방을 단순히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모바일 중심의 '영상'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한 결과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집중하는 건 '럭셔리'다. 이미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 내에 럭셔리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S.I.LIVE(에스아이라이브)를 론칭했다. 자체 방송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럭셔리에 특화된 영상 콘텐츠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럭셔리 전문 쇼호스트 선발에 나서기도 했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답게 '패션 전문' 라방을 지향한다. 올해 초 선보인 무신사 라이브는 담당 MD, 디자인 디렉터 등 패션 전문가와 스타일 분야의 인플루언서, 모델, 에디터 등이 진행을 맡아 상세한 상품 정보와 코디법, 착용 후기 등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미디어 업체와 손을 잡고 예능형 콘텐츠로 라방 영상을 풀어내는 시도도 한창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이달 초 선보인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장사의 신동’은 CJ ENM과 협업해 예능 요소를 가미한 신개념 프로그램이다. 디지털콘텐츠와 라이브커머스로 구성한다.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G마켓과 옥션을 통해 방송을 진행한 결과 누적 매출만 15억 원에 이른다. 방송 당일 참여 브랜드 제품의 하루 매출액 중 최대 80% 이상이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일어날 정도로 효과가 크다.
라방의 자체 브랜드화 및 전문화 움직임은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앞으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000억 원으로 추정되던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2조8000억원으로 7배 뛰고, 2023년에는 10조 원 규모로 불어나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4%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