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통계 주간 ‘내리고’ 월간 ‘오르고’···부동산원 시장 혼란 자초

입력 2021-05-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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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 잠실 5단지. (사진=뉴시스)
한국부동산원이 내놓는 아파트값 통계에서 주간 통계와 월간 통계가 다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부동산원 홈페이지 공개자료실에 공표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아파트값은 0.86% 올랐고, 강남 3구의 상승률은 강남구 -1.54%, 서초구 -1.64%, 송파구 -0.62% 등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월간) 자료를 보면 지난 해 서울 아파트값은 3.01% 올랐고, 강남 3구 상승률은 강남구 0.10%, 서초구 0.04%, 송파구 1.45% 등으로 모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승인통계로, 높은 신뢰도를 보여야 하는 부동산원의 두 통계가 방향조차 엇갈리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부동산원은 두 통계치의 차이가 주간·월간 조사에 사용되는 표본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부동산원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전국 9400가구를 표본으로 사용하며 월간 조사에서는 2만8360가구를 표본으로 삼는다. 구체적인 표본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주간·월간 표본이 얼마나 겹치는지는 알 수 없다.

지수를 산출하는 표본의 구성이 애초에 다르다보니, 특정 지역의 아파트값 변동률도 다르게 집계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같은 값이 나와야 할 두 통계치가 격차를 넘어 상승·하락 등 방향까지 엇갈리는 것을 두고는 통계 작성 기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원 통계는 매년 국정감사 때면 정확도를 두고 지적과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해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부동산원(당시 한국감정원)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감정원 자체의 주간·월간 통계도 딴 판으로 놀고 있다"며 "월간 변동률과 주간 변동률의 월간 누적분을 비교해보니 과거 정부에서는 차이가 없었는데, 이번 정부 들어 격차가 많이 난다. 감정원 자체 통계도 믿지 못한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때문에 수년 전부터 정치권과 학계 등에서는 주간 발표를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1주일 단위로 집값 동향을 분석하면 실거래가보다는 호가 위주로 분석이 이뤄지기 때문에 부동산 상승기엔 이 정보가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간 단위로 집값 통계를 내놓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공식통계로 사용하는 부동산원 통계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 계속되자 표본 확대 등 보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부동산원은 이르면 7월 현재 9400가구인 주간 조사 표본을 1만3720가구로 46.0%(4천320가구) 확대하고, 월간조사 표본도 2만8360가구에서 2만9110가구로 2.6%(750가구) 늘린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현재 신규표본에 대한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통계청에 결과 검토 과정을 거쳐 조만간 표본 확대 작업을 마무리하면 실제 조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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