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실종' 친구 신상털기에 별점 테러까지…참고인 신분에도 계속되는 여론 재판

입력 2021-05-09 10:33수정 2021-05-0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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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털이에 별점 테러까지…
실종 당일 함께 있던 친구 A 씨
관련 판치는 음모론·가짜뉴스
A 씨 가족,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한강 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의 친구 A 씨를 두고 과도한 신상털이가 계속되고 있다.

A 씨의 이름과 SNS 주소가 온라인상에 떠도는 건 물론, A 씨 부친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개인 병원이 별점 테러와 악플 세례를 당할 정도다.

해당 병원을 A 씨 부친이 운영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재 A 씨와 A 씨 부친은 현재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한 상황이다.

사건의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별개로, 과도한 여론 재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여전히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미 A 씨와 A 씨 가족을 피의자로 지목하고 있다. A 씨가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져간 점, A 씨가 흙 묻은 신발을 버린 점 등 일부 정황이 수상하다는 이유에서다.

A 씨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가짜뉴스로도 이어졌다. 앞서 A 씨의 삼촌이 전 강남경찰서장이고 A 씨의 아버지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의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전 강남경찰서장은 A 씨와 일면식도 없었고, 강남세브란스병원도 지난 4일 관련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특정 의료진을 거론하는 루머는 사실과 다르며 본원 소속 의료진 가족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찰 내부에서는 온라인상에서 계속되는 음모론을 자제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서 한 경찰청 직원은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매스컴 탔다고 해서 일일이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하느냐”라며 “사람이니 흥미 가지는 건 이해하는데 종결도 안 된 사건을 두고 자꾸 말도 안 되는 음모론 좀 그만 퍼뜨렸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경찰청 직원은 “친구가 범인이길 바라고 있는 건가”, “국민들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건인데 일부러 수사 안 한다느니 하는 거 보면 웃긴다” 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고 손정민 씨와 한강공원에서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 씨의 신발이 찍힌 한강공원 편의점과 나들목 CCTV 화면. (사진=KBS 영상 갈무리)

한편 수사 당국은 A 씨 가족이 사건 당시 A 씨가 신고 있던 신발을 버리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와 관련 A 씨 아버지의 진술을 들었으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건 규명에 결정적 단서가 될 A 씨 휴대전화를 찾기 위한 현장 수색도 계속되고 있다. 8일 자원봉사자들도 나서 반포한강공원 수풀에서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정밀 검사 결과는 이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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