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트라우마?...‘고공행진’에도 차익실현 나선 투자자들

입력 2021-05-06 15:54수정 2021-05-0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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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지난 5일 톤당 9992달러까지 치솟았다.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달러를 넘어섰던 2011년 2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가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거침없이 뛰고 있다. 주요 원자재 가격 및 지수는 최근 10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업황 개선과 달러 약세가 맞물리면서 원자재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원자재 펀드의 수익률은 15.15%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5.46%의 세 배에 달한다.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8.43%에 그쳤다.

원자재 펀드 몸값이 오른 배경에는 경기 회복 기대감 영향이 크다. 미국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달러 약세를 야기하면서 원자재 값이 급등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정책 역시 원자재 수요 확대 기대감을 자극한 요인으로도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시장이 10여 년 만에 요동치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 전환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제조업 사이클이 예상외로 강한 확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주요 원자재 가격도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DB)

특히, 구리 강세가 돋보인다. 구리 가격은 4월에만 12% 올랐으며 올해 들어 27%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LME 지수의 4월 상승률과 연간 상승률 역시 각각 10.6%, 23%에 달했다. BDI 지수는 4월에만 47%나 급등하면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역시 경기 회복 기대감에 배럴당 63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달러 약세와 OPEC+의 감산정책 지속 등이 유가 반등을 이끌고 있지만 아직은 상단이 제한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원자재펀드 규모는 지속해서 쪼그라들고 있다. 최근 원자재 펀드가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44개 펀드에서 올해 들어 1조257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원자재 주식펀드 15개에서는 890억 원이 유출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원자재 시장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중반 이후 강력한 보복 소비가 나타나면서 제조업 등 투자 사이클이 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부양책이 더해진다면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 모멘텀도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특히, 미국 제조업 및 투자사이클이 인프라와 기술혁신 관련 투자로 강한 흐름을 유지할 경우 10년 만에 미국 주도의 글로벌 제조업 및 투자 사이클의 호황이 재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가보다는 산업용 원자재 가격이 주도하는 원자재 사이클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 원자재의 투자 매력도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자재 내 비철금속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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