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돌발 리스크에 휘청이는 기업...남양유업 이어 GS25까지

입력 2021-05-0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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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이광범 대표 사의ㆍ홍원식 회장은 내일 기자회견…남양유업ㆍ미스터피자 등 유통가 불매운동 잔혹사 이어질까 ‘전전긍긍’

갑질 논란, 일본 불매운동, 젠더 갈등까지 각종 리스크가 기업 경영에 암초로 부상했다. 과거에도 리스크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가 훼손되거나 제품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된 사례가 있지만 최근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활성화로 이 같은 기업의 돌발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번지는 모양새다. SNS 등에 익숙한 데다 각종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 MZ세대가 소비 주체로 나서면서 기업에 대한 리스크는 불매운동으로 불거지기 일쑤다. 불미스러운 이슈로 논란을 일으킨 기업들은 과거 남양유업이나 미스터피자 사례처럼 불매운동 잔혹사가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불가리스의 코로나 예방효과로 논란을 일으킨 남양유업에 이어 GS25가 젠더 논란에 휩싸이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남양유업 불가리스 (연합뉴스)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 최대 악재 만난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이번 ‘불가리스 사태’로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 또한번 최대 위기상황을 맞게 됐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직해임된데 이어 3일 이광범 대표이사까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4일에는 홍 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코로나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가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이 식품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세종시에 남양유업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요청했다. 2개월 영업정지는 사실상 식품표시광고법 최고 수준의 징계로 알려졌다. 전체 생산량의 40%를 책임지고 있는 세종공장 영업이 중단될 경우 발효유 이외 품목까지 생산 중단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

▲논란이 된 GS25 이벤트 포스터 (연합뉴스)
◇ GS25, ‘오또케오또케’ 여혐 논란 이어 캠핑 행사 남혐 도마

GS25는 가맹점주가 아르바이트 채용 조건에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를 내걸어 뭇매를 맞더니 이번에는 남혐 의심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GS25는 5월 한 달간 진행키로 한 캠핑 행사상품 구매 이벤트 홍보 포스터를 돌연 삭제했다. 문제의 발단은 1일 GS25 SNS 계정에 ‘캠핑가자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 이벤트 포스터가 공개되자 일각에서 손 모양의 일러스트가 남혐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슈가 되자 GS25는 즉각 손 모양을 없앤 포스터로 수정ㆍ게재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번엔 수정된 포스터 하단의 달과 별 3개 모양이 논란거리가 되며 항의가 잇따랐다.

GS25는 불매운동으로 비화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일 청와대 국민소통광장에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주십시오’라는 청원까지 등장한 것이다. GS리테일은 지난 2010년 부터 해군과 계약을 맺고 군부대 내 227개의 PX를 독점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 이어 지난 2020년에도 GS25낙찰받아 2025년 6월까지 운영권을 보장받았다. 현재 육군 PX는 민영화가 되지 않았다.

이 회사가 젠더 갈등에 포화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GS25는 서울 노원구의 한 가맹점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에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를 지원 자격으로 내걸어 논란이 됐다. 아르바이트 공고문에는 ‘소극적이고 오또케오또케 하는분, 명절이나 집안일로 자주 빠지시는 분은 지원하지 말라’고 쓰여 있었다. ‘오또케오또케’는 여성이 급한 상황에서 ‘어떡해’만 반복해 외친다는 의미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상에서 성차별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해당 공고는 곧바로 삭제됐고, GS리테일 본사와 해당 가맹점주가 잘못을 인정하며 일단락됐다.

◇ 갑질 논란에 노재팬에…유통가 불매운동 잔혹사

2015년부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스터피자 역시 불매운동에 휘청한 기업 중 하나다. 2015년 가맹점주 100여 명이 매출의 4%에 달하는 광고비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가 가맹해지를 당한 데 이어 당시 정우현 MP그룹 전 회장의 폭행사건까지 불거지며 불매운동에 불이 붙었다.

노재팬 불매운동에 지난해 롯데아사히주류 매출은 173억 원으로 전년(623억 원)대비 72% 감소했다. 불매운동 전인 2018년(1248억 원)과 비교해 86%나 줄었다. 2018년 110억 원이던 흑자는 2019년 영업적자 이후 지난해도 손실을 이어갔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역시 지난해 매출이 41%나 감소한 5746억 원으로 줄었고, 영업손실은 1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배 늘었다. 불매 운동 초반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았던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훼밀리마트를 이어받은 CU는 일본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도 여성 회원에 한해 쿠폰을 지급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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