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 4년…문 대통령, 마지막 1년 돌파구는?

입력 2021-05-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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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실책’에 뿔난 민심…대통령 지지율 30% 선 무너져
LH 투기 의혹·공시가격 산정…논란 해소 역부족

▲문재인 정부는 정권 출범 이후 26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 안정은커녕 불안감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 들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부동산은 자신 있다. 집값 반드시 잡겠다”고 호언장담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정권 출범 이후 26번의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지만,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현재 집값 안정은커녕 불안감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연이은 부동산 실책으로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가속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KB부동산 리브온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값은 2326만 원이었지만, 올해 4월 4303만 원으로 85%(1977만 원) 올랐다.

문 정부 취임 이후 4년 새 6억6000만 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11억9000만 원으로 5억3000만 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13년간 상승액인 3억5000만 원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동안 집값 소외지역으로 꼽히던 서울 강서·강북지역도 주택시장이 요동치면서 사실상 서울 전역이 가격 상승 ‘키 맞추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7차e-편한세상’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2017년 5월 6억4000만 원(23층)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6일 14억 원(10층)에 매매가 이뤄져 신고가를 기록했다. 문 정부 들어 118.7%(7억6000만 원) 오른 것이다.

노원구 공릉동 ‘삼익아파트’ 전용 59㎡형은 지난달 26일 5억3800만 원(9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는 2008년부터 문 대통령 취임 첫해까지만 해도 2억 원대에 머물렀으나 이후 매년 1억 원씩 올랐다.

집값 상승의 불씨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태로 국민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산정 방식 공개로 해소하려던 공시가격 부실 책정 논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국민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임기 1년을 남긴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9%를 기록해 처음으로 30%대를 밑돌았다.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도 60%대를 유지해 레임덕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8%)’이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주거 문제·집값 폭등 등을 둘러싼 민심과 맞물려 더욱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대출 문제, 재산세종부세, 공시가격 등 세금 문제, LH 사태로 인한 공급 차질 상황 등은 현 정부의 책임”이라며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협의를 통해 공공과 민간의 공급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정 간 엇박자로 인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시장은 혼란에 빠질 게 뻔하다”며 “부동산 문제를 규제와 세금으로 풀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지금부터라도 공급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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