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에 사는 택시운전사 A 씨는 여느 때와 같이 예약 손님을 태우기 위해 주행을 하던 도중 아찔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오랜 운전경력으로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가벼운 접촉사고로 끝났고 목과 허리에 뻐근한 통증 정도여서 별다른 치료 없이 보험처리만 하고 바로 일선에 복귀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난 뒤부터 점점 통증이 심해졌고 원인 모를 두통과 어지럼증, 이명 등이 나타났다. 계속된 이상 중세로 운전대를 잡는 것조차 힘들어지자 결국 A씨는 인근 병원으로 향했고 '교통사고 후유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교통사고가 경미하거나 발생 직후 특별한 외상이 없다면 대부분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지 않고 넘어간다. 병원에 간다고 해도 MRI, X-ray 등의 검사를 해도 별다른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사고 직후에는 이상 증세가 없다가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 후에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대처할 수 있지만, 상당 시간이 흐른 후 증상이 보인다면 교통사고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으로 인한 증상인지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아 치료에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기찬 기찬한의원 원장 설명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은 교통사고 시 앞, 뒤로 몸이 오가는 상황에 의해 목뼈에 충격을 주고 부상을 입히는 편타성 손상이 주로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는 뼈에 이상이 없다고 해도 오래 방치하게 되면 혈관이나 신경 등이 다치면서 목디스크와 같은 디스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우리 몸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목에 발생한 통증이 어깨, 허리, 골반, 무릎 등으로 뻗어가 전신에 크고 작은 근골격계 통증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사고의 충격은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당시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자리 잡게 되면 사고의 모습들이 재현되는 악몽을 꿀 수 있고 수면장애, 불면증 등을 일으킨다. 이와 더불어 현기증, 울링거림, 우울증, 무기력함 등을 동반하며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할 수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 전 초기에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위한 예방법으로 한약, 뜸, 침, 추나요법 등의 한방치료를 적용하고 있다.
이기찬 원장은 “한방치료는 한약, 뜸, 침 등을 통해 체내 정체되어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어혈을 제거하고, 틀어진 척추 관절의 정렬을 바로잡는 데 집중한다”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려면 체질 및 건강상태, 증상 진행 정도 등에 따른 치료법을 처방할 수 있어야 하고, 추나요법의 경우 수기로 진행하는 만큼 경험 많은 의료진에게 받아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