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과세유예, 수면 아래로?…기재위, 검토 여지 둬

입력 2021-04-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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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유예 선 긋던 기재위, 검토 여지 둬
가상화폐 두고 당정 중지 못 모아 대응기구 설치도 취소한 듯
홍남기 과세유예 일축 반면 당내에선 개별의원 공개주장
내달 2일 새 지도부 꾸려져야 정리될 듯

▲13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시세들이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가상화폐 과세유예 가능성을 일축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쉽게 가라앉진 못할 전망이다. 당장 조세입법을 소관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검토 여지를 둬서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기재위원들은 간담회를 가졌고, 직후 간사인 고용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과세유예에 대해 “‘왜 (정부가 정식 자산으로) 인정도 안 하면서 과세를 하느냐, 미루자’ 이런 의견인데, 이건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가상화폐 관계자들 의견을 다 모아서 내년 1월 과세를 정한 건데, 그걸 더 늦추는 게 옳은 건지 아닌지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지난 26일에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을 내세우며 과세유예에 선을 긋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다 당내 과세유예 주장이 점차 커지자 재고 여지를 두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다만 그는 혼란 우려를 의식해 “모든 이슈가 당이나 정부나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단계가 아니다”며 “(그런데) 개별 의원들의 발언이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초 민주당은 가상화폐 투자 과열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보호 대상 아니다”는 발언 파장으로 대응기구를 설치해 적극 대응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화폐 투자이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 소득세를 부과하는 걸 미룰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2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과세유예에 선을 그은 데 이어 민주당도 28일 당정 이견은 없다며 대응기구 설치도 백지화하고 당 정책위에서 논의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화폐는) ‘가상자산’이라는 게 홍 부총리와 같은 일관된 생각이다. 화폐 성격 갖지 않는다는 점 당정 이견이 없다”며 “수십조 원이 거래되고 참여자가 400만 명에 달해 제도적 미비로 인한 불법·불공정 행위에 따른 피해자 보호도 당정 이견이 없다. 가상자산에 뛰어든 사람을 규제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관계당국과 정책위가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이 자리에서 가상화폐 과세유예 관련 질문에 “구체적으로 얘기가 안 됐고, 정책위 차원에서 구체화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어떤 정부부처가 전담할지 정리가 될 때까지는 (별도 대응기구가 아닌) 정책위가 이 문제를 다루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당정 이견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정부·여당 전반적으로 가상화폐 대응책에 대한 중지를 모으지 못한 상태라 애초 밝혔던 대응기구도 넣어둔 채 고심에 빠진 것으로 읽힌다. 과세유예 문제만 해도 홍 부총리가 이끄는 재정당국은 선 긋는 입장을 확실히 했지만, 당내에선 국회 정무위 간사인 김병욱 의원과 중진 이광재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과세유예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런 혼란이 정리되는 때는 내달 2일 새 당 지도부가 구성된 후일 전망이다.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론이 모이면 당정이 추진할 정책 방향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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