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주자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간의 당내 선거 공천를 겨냥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를 빗대어 비판했다.
송 의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후보자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송영길을 선택하면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민주당으로 다시 시작하는 증거가 될 것"이라면서 "이 원칙이 그동안 공천과정에서 과연 기회가 공정하고 평등하고 정의로웠는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당에 헌신하면 헌신짝이 되어버린다는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평소 당을 위해 일한 사람들이 평가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고슴도치처럼 조금만 다르다고 상대를 배척하는 편협함을 버리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이 영영 떠난다"라며 "어떠한 계파나 파벌에 속하지 않고 문재인 후보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한 저 송영길의 선택은 민주당 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홍영표 후보는 "분열하고 패배하는 변화, 정체성까지 부정하는 혁신은 안 된다"며 '당명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송영길 후보를 저격했다.
이어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지난 4년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삶을 지키려는 노력만은 단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다 바꾸겠다, 민생 안 챙겼다, 이렇게 말하지 말자"며 우 후보와 송 후보를 겨냥했다.
우원식 후보는 "개혁 소리는 요란했지만 성과는 더뎠고 부동산값 폭등으로 희망의 사다리도 끊겼다는 것이 민심"이라며 "혁신하자고만 하면 혁신이 되는가, 이기자고만 하면 이겨지나. 문제는 '어떻게'다"며 홍 후보와 송 후보를 비판했다.
우 후보는 또 "5월 2일 저녁, 민생대표가 나왔다, 민주당이 바뀌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쇄신을 거부하는 리더십도 안 된다, 불안한 리더십도 안 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로 인한 부동산 정책 방향도 주목된다.
송영길 후보는 MBN 인터뷰에서 "양도소득세도 보유세도 올리니 오도 가도 못 해 출구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잘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부세나 보유세는 실현되지 않은 이득에 대해 과세하기 때문에 현금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커다란 부담을 준다"며 "부동산의 유동화를 통해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기간을 이연시키고,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송 후보의 주장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방향과는 결을 달리한다.
반면 우원식 후보는 "2·4대책에 대한 평가, 집값 상승 억제에 대한 원칙을 분명히 하지 않고 종부세 세 부담 기준을 높이거나 대출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만 이야기하면 국민은 집값 잡을 생각이 없으니 오른 세금 좀 더 깎아주는구나, 대출 더 내서 또 영끌하라는구나 하실 것"이라며 "실제 종부세 부과 대상은 전체의 3%다. 3%를 위해 나머지 국민들에게 집값 잡기를 포기했다는 체념을 안겨드릴 순 없다"고 언급했다.
홍영표 후보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송 후보의 '문재인 정부 지우기'가 걱정이다. 당원들 사이에서 '차별화 수순'이라는 얘기까지 돈다"며 "송 후보 머릿속에 있는 차별화 전략은 분열과 패배의 길이다. 꿈도 꾸지 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