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합당 묻자 '안철수'만…당내에선 "정치적 이합집산" 쓴소리도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국민의당과 합당에 관해 안철수 대표만 언급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당 당원에게 합당 의사를 묻고 의사가 확인돼야 합당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당내에선 합당 방식을 두고 '정치적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주 권한대행은 19일 오전 국민의힘 비상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합당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합당하겠다고 했으니깐 어떤 합당 의사를 가졌는지 국민의당에 확인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합당 결정 여부를 국민의당에 돌린 것이다.

그는 "합당 의사가 있으면 어떤 방식의 합당이 될 것인지 다시 더 논의가 필요하고 그런 회의체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국민의당 쪽에서 당원들이 허락을 안 해서 합당을 안 하겠다고 하면 그걸로 더 이상 진행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난 후 60일 내로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만큼 합당 논의가 그 전에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엔 "합의가 빨리 정리되면 빨리할 수 있을 테고 합의가 늦어지면 우리 당의 전당대회 먼저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통합 후 전당대회라든지 전당대회 후 통합이라든지 아직 우리 당 의사가 결집한 건 없다"며 "합당이란 것이 상대방과 합치해야 하는 것이기에 서로 의사를 확인해가면서 그 간격을 좁혀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합당 방식을 두고 주 권한대행을 향한 쓴소리가 나왔다.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합당, 통합의 정치적 이합집산에 매몰되며 우리끼리 당권 경쟁에 치중하는 모습으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아닌지 겸허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통합과 합당의 문제는 시대적 요구, 당원의 명령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진행될 사항"이라며 "특정 정치인이 일방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사안이 돼서는 안 될 문제"라고 비판했다. 주 권한대행과 안 대표 등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이뤄진 합당이 잘못됐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청년 이슈를 비롯해 시대가 요구하는 우리 당의 변화 방향들이 있는데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이합집산 모습만 보이는 건 응당 치 못하다"며 "안 대표 한 명만의 통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함께할 공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 권한대행은 후임 원내대표 선출이 마무리되는 대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고 당 대표 출마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날 비대위회의에선 후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헌 개정이 의결됐고 이를 위한 전국위원회가 22일 진행된다. 주 권한대행은 "후임 원내대표가 뽑히면 제 임무는 종료한다"며 "원내대표로 있을 동안은 (당 대표 관련된 일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