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육박하는 ‘국보급’ 이건희 컬렉션…무슨 작품 있나?

입력 2021-04-15 16:48수정 2021-04-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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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정선 '인왕제색도', 모네 '수련' 등
국보급 문화재·미술품 약 1만 3000점
감정 평가액 2조5000억~3억 달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 전기 백자 '백자 청화 매죽문 항아리' (문화재청)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 상당수가 기증될 거란 소식이 알려지며 이건희 컬렉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컬렉션의 상당수가 국보급 문화재인 데다가, 세계 일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술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남긴 문화재와 근현대미술품은 약 1만3000점에 달하는 데, 감정평가액은 2조5000억~3조 원에 달한다.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 '금강전도'…우리 문화 정수 담은 국보급 문화재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 (문화재청)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에는 국보 30점, 보물 82점 등 지정문화재도 다수 포함돼 있는데 그 중에서도 손꼽히는 작품으로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와 '금강전도'(국보 제217호)가 있다. 겸재 정선은 조선 후기 영조 대 화가로 우리나라 풍경을 실제로 보고 그리는 진경산수의 대가로 꼽힌다. 한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뒤 삼청동 쪽에서 바라본 인왕산 바위의 인상을 그린 인왕제색도는 특유의 우아한 표현으로 겸재 정선의 천재성이 담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6세기 후반 고구려 시대에 제작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제118호)과 조선전기 '백자 청화 매죽문 항아리'(국보 제219호)도 컬렉션에 포함돼있다. 파란 대나무 무늬가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백자 청화 매죽문 항아리는 조선 백자가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점차 독자적인 조선만의 문양을 갖춰가는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이를 포함 이건희 컬렉션에는 국보 문화재 30점과 보물 82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네 '수련', 마크 로스코 '무제' 등 컬렉션 자체가 미술관

▲마크 로스코 '붉은색 위에 흰색', 1956 (리움)

우리 문화재뿐 아니라 서양 미술 작품 컬렉션도 화려하다. 1300여 점에 달하는 이건희 회장 컬렉션에는 유럽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클로드 모네 '수련' 연작 중의 하나가 있다. '수련' 연작은 모네의 말년기 작품으로 그의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그 밖에 이건희 컬렉션에는 영국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방 안에 있는 인물',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거대한 여인', 게르하르트 리히터 '두 개의 촛불, 러시아 출신의 추상표현주의 선구자 마크 로스코의 '붉은색 위에 흰색'도 있다. 미술계 안팎에 따르면 마크 로스코의 '붉은색 위에 흰색'은 가격이 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에는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사이 톰블리', '클리퍼드 스틸' 등 미국 추상 표현주의 작가 작품도 여럿 포함돼 있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앤디 워홀, 제프 쿤스, 데이미언 허스트 등 팝아트 대표 작가 주요 작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한국 미술 대가 작품도

▲이중섭 '황소', 1953~1954 (리움)

이건희 회장은 생전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한국 근현대 미술 작가의 작품도 모았다. 2200여 점에 달하는 그의 한국 근현대 미술 컬렉션에는 '농악'·'나무와 두 여인'·'빨래터' 등 박수근의 작품 90여 점과 황소 머리를 강렬하게 클로즈업한 이중섭의 '황소' 2점, 추상화 대가 김환기의 대형 점화가 포함돼 있다.

김환기의 또 다른 추상화 '우주'는 지난해 132억 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적이 있다. 아울러 한국 현대 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주요 작품도 이건희 회장이 컬렉션 중 하나다. 이우환은 사물과 세계의 관계성에 집중하는 모노파운동을 주도한 추상 화가다.

한편 미술계 안팎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중 문화재와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일부가 각각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미술품 등 나머지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삼성과 해당 기관은 구체적인 기부 작품 등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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