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비판 봇물 “검찰개혁·공천·박원순 다 문제…靑? 이제 당의 시기”

입력 2021-04-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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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들 모여 '쓴소리' 쏟아내…"모임 정례화해 영향력 행사할 것"

"조국 사태·추미애-윤석열 갈등에 검찰개혁 국민적 공감대 잃어"
"박원순·오거돈 성추행이 재보궐 발생원인인데 무리하게 공천하고 사과도 안해"
"민주당 180석 독주 죗값…강성 지지층에 휘둘려"
"친문 눈높이로 쇄신하는 당 얼굴로 친문 대표 내세워…차기 지도부, 새 인물 돼야"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 선거 참패하자 내부비판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특히 초선 의원들이 앞장서 그간 당의 행보들을 짚으며 비판을 쏟아냈다.

먼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비롯한 일련의 검찰개혁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9일 20~30대 초선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개혁은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이었으나 추미애(전 법무장관)-윤석열(전 검찰총장) 갈등으로 국민의 공감대를 잃었다”며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건 아닌가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당헌·당규를 바꿔 무리하게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공천을 한 것도 문제 삼았다. 당초 재보궐은 민주당 소속이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태가 발생원인이라 당헌·당규에 따라 후보를 낼 수 없었지만, 선거 전 이를 바꿔 공천했다.

20~30대 초선들은 이에 “재보선을 치르게 된 원인이 민주당 공직자의 성 비위 문제였음에도 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다”며 “선거 참패 원인은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에 있었음을 자인한다”고 자성했다.

초선 의원 일동도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당헌·당규를 시행해보지도 않고 국민적 공감 없이 개정해 후보를 낸 뒤 귀를 닫았다”며 “초선 의원들로서 (이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 치열하게 참여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사태 관련) 진심 없는 사과와 주어·목적어 없는 사과, 행동 없는 사과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공동 입장문에 합의했다. 향후에도 정례적으로 초선 모임을 가지고 쇄신론을 외친다는 방침이다. 모임 명칭은 오는 12일 두 번째 모임에서 정할 예정이다.

초선 의원들은 해당 모임을 통해 오는 16일과 내달 2일에 각기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와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다. 초선 의원 주최로 각 선거 후보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벌이는 구상도 내놨다.

입장문 발표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용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는 변화를 읽어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해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고, 고영인 의원은 “저희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는 필요에 따라 초선 의원이 (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것도 다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정권 말기에 선거에 참패한 만큼 당청관계에서도 변화가 있을 거라고도 했다. 오기형 의원은 “당청관계는 지금부터 당의 시기”라며 “당이 중심을 잡고 가고 초선들이 좀 더 구체적인 일을 해나가자는 마음이 모여 있다”고 강조했다.

초선 외에도 내부비판은 숱하게 제기됐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 참패에 대해 “민주당이 그동안 너무 독주한 데 대한 죗값”이라며 “180석을 해줬을 때 어떻게든지 협치를 하려는 모습을 좀 보여줬어야 되는데 그냥 밀어붙이듯 했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전부 받아줘서 (지지층이) 자꾸 떨어져 나갔다. 중도가 밥맛 떨어지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강성 지지층에 휘둘렸다는 건 초선 의원들 또한 인정하는 지점이다. 관련해 선거 참패로 인한 지도부 총사퇴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노웅래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열성지지자들에 의해 우리가 자기검열을 받고 있는데, 그분들이 기껏해야 몇천 명일 것”이라며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갖고 하지 않으면 우리 정치의 영역이 좁아진다. 그런 문자들이 오더라도 많은 의견 중에 하나로 생각하고 쫄지 말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또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류인 친문(문재인)으로 꼽히는 도종환 의원이 맡는 데 대한 비판도 내놨다. 그는 “국민들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다”며 “비대위원장을 뽑는데 그조차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고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뽑는다면 쇄신의 진정성이 생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주류와 비주류, 친문과 또 다른 그런 게 없어져야 하는데도, 벼랑 끝에 서서 쇄신을 해야 하는 마당에 쇄신의 당 얼굴로 특정 세력의 대표를 내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친문 비대위’ 논란에 대해선 일축하면서도 차기 원내대표와 당 대표에 관해 “새로운 인물, 새로운 가치, 새로운 노선을 표방할 수 있어야 당을 그렇게 움직여 나갈 것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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