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포함한 전체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이 최초로 2조 달러를 넘었다. 이는 석 달 만에 두 배 증가한 데다 애플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코인셰어의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45억 달러로 나타났다.
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JP모건 역시 올해 금은 비트코인 때문에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비트코인 13만 달러 돌파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동안 비트코인 펀드로 7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금 ETF에서는 200억 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는 고객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선물 투자를 허용했다.
이와 관련,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세계 각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은 암호화폐 관련 규제와 제도를 정비하고 있으며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에 더해 투자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ETF가 출범됐으며 미국 금융당국도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암호화폐 펀드 판매나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제도권에서 지원하고 있다. 시카고 선물거래소(CME)는 지난 2017년부터 비트코인 선물 시장을 개설했고 올해 2월에는 이더리움 선물 시장을 개방했으며 오는 5월부터는 비트코인 선물 한 계약당 1/10 BTC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마이크로 비트코인 선물 계약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 선물 미청산 계약 건은 23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시카고 선물거래소를 포함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바이비트가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은 현물 거래량의 20배에 육박하고 있으며 특히 바이비트 거래소의 일 거래량은 3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선물거래는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금융투자보호재단이 만 20~64세 2천 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파생상품과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시작한 응답자는 각각 22%와 15.9%를 차지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자금 세탁 방지 및 테러 자금 방지 등의 암호화폐 오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특금법이 시행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선진국처럼 암호화폐를 기존 금융 산업을 혁신하는 보완재로 인식해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암호화폐 산업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특금법이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규제는 아니다"라며 “공모 발행과 자산 운용 등에 대한 정책적인 승인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